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1.14 14:34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이 14일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지혜 기자)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이 14일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지혜 기자)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가우스로 삼성 기기와 생성형 AI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겠습니다."

1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코리아 2023'이 열렸다. 개발자 콘퍼런스는 삼성전자가 국내외 개발자 협력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개최해 온 행사로,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날 행사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삼성전자 측은 "40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자리를 마련했지만, 700명가량의 개발자와 관계자들이 행사장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관계자들의 발길을 이끈건 생성형 AI 모델 '가우스'였다. 앞서 지난 8일 '삼성 AI포럼'에서 공개된 가우스는 삼성 관계자 150여 명을 대상으로 비공개 진행됐기에 구체적인 기능에 대해서는 베일에 싸인 상태였다.  

이날 행사에서 이주형 삼성리서치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담당 상무는 "가우스는 단순히 도구가 아닌 사용자의 일상에 깊이 통합되는 지능적인 파트너"라는 한마디와 함께 가우스 발표를 시작했다. 

삼성 가우스는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로부터 영감을 얻어 지어진 생성형 AI 모델이다. 명칭 유래에 대해 이주형 상무는 "세상의 모든 현상과 광대한 지식을 학습해 사용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해답을 제공하는 생성형 AI의 무한한 가능성과 세계관을 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모델 '가우스'…'텍스트·코딩·사진' 편리성 높인다

가우스는 하나의 모델이 아닌 ▲언어모델 ▲코드모델 ▲이미지 모델 등이 한데 모인 통합 모델이다. 

먼저 언어모델은 삼성전자의 제품, 서비스, 생성용 AI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모델이다. 해당 모델은 온디바이스를 위한 작은 크기의 모델부터 클라우드를 위한 크기가 큰 모델들로 구성돼 있어 다양한 상황에 최적화된 크기의 언어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러 번 학습하기 어려운 대형언어모델(LLM)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적의 학습 파라미터를 결정했고, 학습 안정성을 위해 자체적인 학습 기술도 확보했다. 이주형 상무는 "가장 큰 모델의 경우 단 1회 학습으로 안정적으로 학습을 완료했고, 타사 모델과 대비해 더 높은 성능 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해당 모델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특정 대화 모델을 개발해 사용자가 보다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특정 업무에는 최적의 프롬프터를 설계해 더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이날 이주형 상무는 가우스 베타서비스를 활용해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을 예시를 들며 직관적으로 설명했다.

챗지피티와 같이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 "'하계휴가로 이날 근무를 안 한다'고 메일 작성해줘"라는 간단한 멘트 하나와 '기본·정중하게·차근하게', '짧게·기본·길게' 등의 방식 선택만으로 상황에 알맞는 문장이 작성된다. 반대도 가능하다. 긴 원문이나 PDF 논문을 한 눈에 보고싶을 때 가우스가 세 문장 정도로 요약해주기도 한다.  

또한 가우스는 다국어 모델로 개발돼 한국어, 영어뿐 아니라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도 지원한다.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예시로는 국문과 다른 언어를 손쉽게 전환해 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AI모델이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들에 특히 알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형 삼성리서치 상무가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고지혜 기자)
이주형 삼성리서치 상무가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고지혜 기자)

가우스의 두 번째 주력 부분은 코드 모델이다. 코드 모델은 소프트웨어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화된 코드 생성 전문 모델이다. 

해당 모델은 사용자와 AI가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점이다. 코딩 인라인 모드에서는 AI가 개발자가 어떤 함수를 작성하려 하는지를 파악하고 자연어로 기술만 해도 자동완성 기능으로 같이 생성해 준다. 가우스와 대화하며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챗모드를 통해 작성된 코드에 대해 설명하게 하거나, 테스트 케이스를 생성하게 주문할 수 있다. 

이주형 상무는 "다양한 생산형 AI 기반 도구가 출시되고 있지만, 외부 도구는 공개되지 않은 삼성 제품 코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사용 과정에서 내부 코드의 유출 가능성으로 삼성 내부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며 "삼성 코딩 어시스턴트인 'CODE-I'를 통해 삼성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모델인 이미지 모델은 사진을 생성, 편집, 변환하는 데 특화된 모델이다. 텍스트로 '다채로운 색의 나비'라고 입력하면 가우스가 손쉽게 그려준다. 이외에도 저해상도의 이미지를 고해상도로 쉽게 전환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정보 유출 걱정 없다'…'온디바이스'로 구현한 '가우스'

세 가지 모델을 합친 '가우스'가 특별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AI를 구현해 보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생성형 AI모델은 클라우드를 거쳐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보안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가우스는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바이스'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특정 스마트폰이나 가전 내에서만 학습 및 추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정보 유출을 최대한 막고,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주형 상무는 "데이터 수집 단계부터 컨플라이어스, 프라이버시 등을 고려한 데이터 선별로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저작권이나 개인 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안전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됐고, 온디바이스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돼 외부로 사용자의 정부가 유출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증이 가능한 단계부터 지속적으로 AI모델의 보호 동작 등 안정성에 대한 테스트를 시행하고, 모델의 취약성을 탐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가우스를 먼저 사내 업무 혁신에 적용하고, 더 나아가 자사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 일부 임직원들이 가우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사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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