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1.16 12:38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CD 패널 공장.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CD 패널 공장.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삼성전자가 LCD TV 패널 공급 업체인 중국 BOE와 거래를 끊었다. LG전자 역시 공급망 안정을 위해 중국 패널 업체와의 협업을 줄이고 있어, LG디스플레이의 '애물단지'였던 LCD 패널 사업성이 재평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DX(디바이스경험)의 디스플레이 패널 주요 매입처에서 BOE를 제외했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TV 패널 공급 3위권인 BOE와의 협업 관계를 완전히 단절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BOE와 헤어질 결심을 한 이유는 미국에서 BOE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특허 침해를 두고 법적 다툼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LG전자와 함께 중국 LCD TV 패널 비중을 대폭 축소하는 중이다. 미국과 중국 갈등이 격화된 상태에서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중국 업체에 공급받던 물량이 LG디스플레이로 쏠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LCD TV 패널 사업을 하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 지난해 초 해당 사업을 접은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업체 패널의 조달 비중을 12% 축소할 것"이라며 "반면, LG디스플레이 패널의 양사 공급 비중은 5%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증권가도 내년 LG디스플레이의 LCD TV 패널 출하량이 올해보다 두 배 증가한 15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미중 무역 이슈로 고객사들이 안정성 측면에서 패널 공급 요청이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LCD TV 패널 사업과 관련한 전략에 변화는 없겠지만, LCD TV 패널 공장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발언에 대해 늘어난 패널 수요를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TV 패널 공장의 매각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수의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부터 광저우 공장 매각 의사를 타진했으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TCL, 3대 TV업체 중 하나인 스카이워스가 인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스카이워스와의 인수 협상은 지난 14일 최종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LCD TV 패널 업황이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매각가를 두고 시각차가 컸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침체 지속으로 OLED보다 가격이 싼 LCD TV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LCD TV 패널 가격(55형 4K 패널 기준)은 지난해 9월 81달러에서 지난달 132달러까지 상승했다. 

공장 가동률을 높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LCD TV 패널 사업으로 적자를 이어가자, 올해 초 가장 먼저 단행한 것이 광저우 공장의 가동률 축소였다. 올해 3분기 해당 공장의 가동률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해당 가동률로는 늘어난 패널 수요에 대응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광저우 공장 매각이 계속 진행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공장 매각이 성사되면 1조원 이상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LCD TV 패널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카이워스와는 무산됐으나 업체 2~3곳이 광저우 공장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매각의 순항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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