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11.19 08:00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세단 'EQS'.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세단 'EQS'.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가 국내 연간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양사 모두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막판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다. 7년 연속 판매량 1위를 차지해온 벤츠가 올해에도 수입차 왕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차량 가격 1억9000만원에 달하는 'EQS 450 4MATIC' 모델의 경우 최대 4000만원까지 할인하는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E-클래스도 할인 판매하고 있다. 7390만원의 'E 250 익스클루시브'는 12.8%(950만원) 할인한 6440만원에 판매한다. 7050만원인 'E 250 아방가르드' 모델은 14.9%(1050만원) 할인한 60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벤츠가 E-클래스는 1%, EQS는 최대 5% 수준을 할인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할인폭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이처럼 벤츠가 파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2016년 이후 7년 연속 지켜온 벤츠의 1위 자리가 위태로워지자 본사 차원에서 판매량을 증진시키기 위해 펼치는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벤츠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BMW의 누적 판매량(6만2514대)보다 1526대 적은 6만988대로, 수입차 판매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벤츠 관계자는 "딜러사에는 권장 소비자가격을 안내하고, 최종적으로는 딜러사가 차량 가격을 결정해 판매한다"며 "딜러사에 따라 할인 폭은 다르며, 수입사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벤츠는) 최상급 럭셔리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그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판매량보다는 고객분들께 최상의 경험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BMW 전기 세단 'i5'. (사진제공=BMW코리아)
BMW 전기 세단 'i5'. (사진제공=BMW코리아)

BMW의 비장의 무기는 'i5'다. BMW는 뉴 5시리즈 기반의 전기차 'i5'를 출시하자마자 대규모 할인 공세에 나섰다. i5는 국내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 모델 중 하나인 5시리즈 완전변경 모델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인 만큼 높은 판매량이 기대된다.

i5의 경우 500만원 안팎의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신차에 수백만원대의 할인을 적용하는 것도 역시 이례적이다.

이 밖에 주력 모델인 '320i', '120i 스포츠' 등 4000만~5000만원대 차량을 1000만원 이상 할인해 남은 11~12월 동안 판매량을 바짝 끌어올릴 계획이다. 

양사가 이같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유는 고금리 및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고가의 수입차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와 한국수입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신규 승용차 총 125만8089대 중 수입 승용차는 22만6602대로 점유율 18.0%를 기록했다. 

수입 승용차 점유율은 ▲2019년 16.0% ▲2020년 16.7% ▲2021년 19.2% ▲2022년 20.1%로 매년 상승세였지만, 올해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소비자 물가가 높아지면서 차량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며 "벤츠와 BMW의 경우 수입차 1위 자리를 놓고 1000대 수준의 차이로 경쟁하는 구도여서 프로모션으로 마지막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린 쪽이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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