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1.22 09:48
(자료제공=CEO스코어)
(자료제공=CEO스코어)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기아가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기부금을 출연했다. 

2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264곳의 기부금 내역과 실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 1∼3분기 누적 기부금은 1조418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342억원) 대비 25.1%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3조37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감소했고, 매출액 역시 1802조8126억원으로 4.5% 줄었다. 주요 기업 대부분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실적이 악화했지만, 기부금 출연을 크게 늘린 셈이다. 

기업별로 보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기부금은 작년 동기보다 1454억원 늘어난 2099억원으로, 삼성전자의 기부금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현대차의 3분기 누적 기부금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487억원)보다 179.9% 증가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누적 기부금(736억원)이 전년 동기(158억원) 대비 365.9% 늘었다. 

이는 현대차·기아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힘입은 바 있다. 현대차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조6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4% 증가했고, 기아도 98.4% 급증한 9조14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기부금 규모를 늘린 기업으로는 하나은행(257.0%↑), HMM(1712.9%↑), 한국전력공사(22.7%↑), 쌍용C&E(1239.9%↑), SK에너지(2188.2%↑), LG생활건강(30.1%↑), 대한항공(232.5%↑), KT(91.5%↑) 등이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1796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수요 침체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전년보다 433만원 줄인 것이다. 하지만 개별 기업 단위로는 여전히 기부금 규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기부금 규모가 큰 기업은 한국전력공사(1185억원), 하나은행(745억원), 기아, LG생활건강(601억원), SK하이닉스(416억원), 포스코(378억원), HMM(263억원) 순이다. 대규모 적자인 한전이 1000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낸 것은 고정비 성격이 강한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출연금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올해 기부금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교보생명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의 3분기 누적 기부금은 16억원으로 전년 동기(455억원) 대비 96.5% 급감한 금액이다. 교보생명을 비롯한 생명보험사들은 매년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에 직전년도 세무상 이익의 일부분(상장사 0.5%·비상장사 0.25%)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하는데, 세무상 이익이 급감하면서 기부금 규모도 큰 폭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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