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11.28 16:09

인뱅 3사 목표치 달성 위해 금리인하 단행…고신용자 금리역전 홀대

인터넷전문은행 3사 CI. (사진제공=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3사 CI. (사진제공=각 사)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4조5000억원 규모의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급했지만, 이와 같은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금융당국은 내년에도 새로운 목표치를 부여해 대출 공급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3사에게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가 만료된다.

이 규제는 지난 2021년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으로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3사는 매년 대출 목표치를 부여 받았다.

올해의 경우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 목표한 비중을 달성하면 금융당국이 3년 전 목표했던 중·저신용자 평균 대출 비중 30%를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28.7%, 케이뱅크 26.5%, 토스뱅크는 34.5%로 목표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뱅 3사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 중·저신용 고객을 보다 빠르게 모으기 위해서 이자마진을 포기한 셈이다.

실제 케이뱅크는 이달부터 중저신용자 대출상품 금리를 최대 연 3.3% 포인트 인하했고 지난 22일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도 최대 연 1.92% 포인트 내렸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10월 두 차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중신용대출의 최저 금리는 연 4.04%까지 낮아졌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의 경우 29% 후반까지 대출 비중을 늘려 목표치 달성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인뱅 3사가 연말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금리를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고신용자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5.45%로 중저신용자 대출금리보다 1.4% 더 높다. 케이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 역시 7.04%로 2% 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신용도가 높은 고객이 오히려 더 많은 이자비용을 부담하는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부작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오히려 상생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중저신용 대출 목표치는 올해까지만 적용되지만, 내년에도 새로운 목표치를 부여해 관리하겠단 의지다. 금융당국은 내년 중저신용 대출비중 목표치로 35%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주문에는 공감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고 단순 목표치만 부여해선 부작용만 발생할 수 있다"며 "당초 목표했던 30% 수준에서 안정적인 관리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8월말 기준 1.20%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6월말 0.42%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원인은 중저신용자 연체율 때문이다. 중저신용자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84%에서 2.79%로 상승했다.

내년에도 중저신용 대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면 인뱅 3사의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시중은행까지 상생금융 확대를 위해 나설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시장을 놓고 금리 출혈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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