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1.29 12:18

2028년 14억달러까지 성장…삼성·LG디스플레이 선점 경쟁 치열

애플워치 시리즈9.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제공=애플)
애플워치 시리즈9.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제공=애플)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고 있지만 그간 미미한 성장을 보였던 마이크로LED(무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이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애플이 '소형기기'를 무기로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 패널에 집중하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중소형 패널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높은 화질 구현에 용이한 기술이다. 빛을 내는 LED 조각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패널을 만드는 특성에 따라 크기와 형태, 해상도에 제약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마이크로LED가 상용화되고 있는 제품은 TV가 유일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프리미엄 TV 제품 일부에 마이크로LED를 적용했지만, 연간 판매량은 1000대도 되지 않는다.

가격장벽이 높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까지 출시된 마이크로LED TV 가격은 최소 1억원부터 3억원까지 이르는 수준이다. 마이크로LED는 소자 하나하나를 기판에 옮겨 심어야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대형 패널일수록 생산비용이 높고, 수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애플'의 마이크로LED 시장 참전으로 잠잠했던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애플은 오는 2025년 애플워치 울트라를 시작으로 XR기기 비전프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에 마이크로 LED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마이크로LED 제품군을 보면 TV와 같은 대형이 아닌 중소형 기기다. 소형 기기들이 TV보다 상대적으로 픽셀 수가 적고, 고해상도를 요구하지 않아 기술장벽이 급격히 낮아진다. 애플은 이런 점을 이용해 어려움을 줄이고 우수한 전력효율을 통해 수율 안정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애플의 참전으로 마이크로LED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레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14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1년만 해도 600만달러(약 74억원)에 불과했다. 또한 2028년에는 TV가 아닌 웨어러블이 마이크로LED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2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2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에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마이크로LED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디스플레이 연구소에 소속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신설했다. 해당 팀에서는 스마트워치·XR용 패널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팀 신설로, 애플워치 물량 확보와 더불어 삼성전자가 향후 출시할 갤럭시워치6 울트라에 마이크로LED를 탑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부터 미국·대만·중국에 출원된 마이크로LED 특허 38건을 확보했으며, 현재 선행 기술연구소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물량 확보를 위해 경기 파주에 마이크로LED 백플레인(디스플레이 구동을 위한 뒤판) 라인을 소규모로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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