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12.02 00:15
모헨조다로 유적지에 세워진 불교 사원에서 발견된 동전 뭉치. 한쪽 면에는 쿠샨제국 황제로 추정되는 인물이 묘사돼 있다. (사진제공=라이브사이언스)
모헨조다로 유적지에 세워진 불교 사원에서 발견된 동전 뭉치. 한쪽 면에는 쿠샨제국 황제로 추정되는 인물이 묘사돼 있다. (사진제공=라이브사이언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파키스탄의 고고학자들이 20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구리동전을 발굴했다.

구리 동전은 기원전 2600년께 인더스 문명시기 세워진 고대 도시 모헨조다로에 건립된 후대의 사원에서 발견됐다. 불탑으로 알려진 사원은 기원전 2세기부터 3세기까지 이 지역을 지배한 그리스-박트리아 왕국을 정복했던 쿠샨제국 시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파키스탄 남동부에 있다. 

발굴은 모헨조다로 유적지의 고고학 책임자인 시드 샤키르 샤가 주도했다. 동전은 모헨조다로에 건설된 불교 사원의 무너진 벽 사이에서 발굴됐다. 발굴팀의 일원인 셰이크 자베드 알리 신디는 "사원은 모헨조다로가 쇠락한 뒤 지어졌다"면서 "동전들은 고고학 연구소에서 조심스럽게 보전처리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는 공기에 노출되면 부식된다. 때문에 발견된 동전들은 녹색을 띠고 있다. 수 세기 동안의 부식으로 인해 동전들은 서로 엉켜서 5.5㎏ 나가는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고 있었다. 덩어리는 약 1000개에서 1500개 정도의 동전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몇 개의 동전들은 따로 발견됐다.

동전에는 서 있는 사람이 묘사돼 있다. 연구원들은 아마도 쿠샨제국 황제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한면에는 힌두교의 시바신과 같은 상징이 묘사돼 있다. 이번 발견은 90년만에 불탑 유적에서 이뤄진 것이다. 앞서 1931년 영국 고고학자 어니스트 맥케이가 이 곳에서 1000개가 넘는 구리동전을 발굴한 적이 있다. 

모헨조다로는 현지 신드어로 '죽은 자들의 언덕'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수로시설, 목욕탕, 도로 등이 잘 구획돼 있어 철저히 계획돼 지어진 도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기원전 1800년께 인더스 문명의 다른 큰 도시들과 함께 버려졌다. 연구원들은 당시 거주민들이 가뭄을 피해 이곳을 떠나 히말라야 산기슭으로 정착지를 옮겼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서기 150년께 쿠샨제국의 황제들이 버려진 모헨조다로에 불탑을 짓도록 명령했다. 당시에 고대 도시의 기초 유적은 거의 2000년이 되었다. 불탑은 이후 기원 후 500년경에 버려졌다. 지진으로 인해 훼손되거나 불교의 영향력이 그 지역에서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 무렵 쿠샨 제국은 독립된 왕국으로 분열됐고 사산왕조 페르시아에 정복된다. 나중에는 주인이 된 사람들은 북쪽의 침략자들이었다.  

5.5㎏ 나가는 하나의 덩어리로 변한 고대 구리동전 (사진제공=라이브사이언스)
5.5㎏ 나가는 하나의 덩어리로 변한 고대 구리동전 (사진제공=라이브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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