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2.02 17:29
2일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주재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에코프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IRA FEOC 관련 민관합동 대응회의'가 열렸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2일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주재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에코프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광해광업공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IRA FEOC 관련 민관합동 대응회의'가 열렸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규정인 ‘외국우려기업(FEOC)’이 발표되자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긴급 점검하고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장영진 산업부 1차관 주재로 서울 대한상의에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에코프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광해광업공단 등과 미국 IRA FEOC 관련 민관합동 대응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장 차관은 “정부는 지난해 출범한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통해 핵심 광물별로 공급망을 긴급 점검하고, 기업의 공급선 다변화와 광물 확보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FEOC의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핵심 광물을 적게 사용하는 배터리 개발에도 힘쓰겠다”며 최근 중국 정부의 흑연 수출 제한과 같이 불확실성에 중장기적으로 대비할 것을 시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1172억원 규모의 기술 개발 과제를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통과시켰다. 차세대 배터리로 일컬어지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역량을 모아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갈 계획이다.

장 차관은 미국의 이번 FEOC 조치를 두고 “한국의 공급망을 자립화해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공급선 다변화의 기회로 삼자고 당부했다.

산업부는 미국의 FEOC에서 불명확한 부분에 대해서 관련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미국 측에 추가 문의와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동향을 면밀히 파악할 방침이다. 한미 고위급 면담과 같이 외교적 차원에서도 해당 문제를 풀어갈 방침이다.

정부는 FEOC 규정 중 외국우려국의 지분 25% 규정이 어디까지를 기준으로 삼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봤다. 최근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미국 수출 우회 전략을 펴는 중국 업체들과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가 필요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잇따라 한중 합작사를 설립하는 중이다.

이날 배터리산업협회는 “우리 기업들은 미국 완성차 기업과의 중장기 계약을 통해 향후 미국내 배터리 셀 생산량의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배터리 품질과 기술력도 앞서 이번 규정으로 우리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선 대체과정에서 일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을 공급망 체질 개선의 기회로 활용하면 오히려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배터리 핵심 광물 중국 의존도는 주요 경쟁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이차전지 제조에 필수적인 8대 핵심 광물 중 5개 품목에서 독일·일본·중국 등 주요 경쟁국보다 특정국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한국은 핵심광물 8개 품목 모두가 수입 상위 2개국에 90% 이상을 의존했다. 반면 일본은 5개, 중국은 2개, 독일은 1개 품목이다. 한국은 핵심광물 8개 품목 중 탄산리튬(칠레)과 황산니켈(핀란드)을 제외한 6개 품목에서 중국 의존도가 월등하다. 수입액 기준 대중 수입 의존도는 한국 58.7%, 일본 41%, 독일 14.6%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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