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12.08 09:00

SK이노·롯데케미칼 '맞손'…SK E&S·머티리얼즈도 사업 추진
금호석유, 탄소포집 핵심설비 착공…"연간 6.9만톤 탄소 재사용"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전경. (사진제공=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전경. (사진제공=SK에너지)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세계적으로 탄소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석유화학업계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업계 특성상 배출되는 많은 탄소를 '애물단지'에서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며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CCUS란 산업 공정 중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에 저장하거나 필요한 곳에 활용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CCUS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이뤄야 하는 기업들의 필수 수단으로 여겨진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스에 따르면 CCUS 시장 규모는 2020년 16억2000만달러(약 2조1260억원)에서 연평균 17%씩 성장해 2025년에는 35억4000만달러(약 4조6500억원), 탄소중립 시대의 목표 시점인 2050년에는 1793억3000만달러(약 235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7년 발표한 에너지 기술 전망(ETP)에서 2070 글로벌 탄소중립 과정에서 CCUS의 기여도를 이산화탄소 전체 감축량의 15% 수준으로 제시하는 등 CCUS 없이 넷제로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CCUS 기술 개념. (자료제공=환경부)
CCUS 기술 개념. (자료제공=환경부)

이에 SK이노베이션과 롯데케미칼은 CCUS 사업 협력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롯데케미칼은 지난 10월 CCUS의 핵심인 '탄소포집'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각 사는 탄소포집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탄소포집 공정 개선 ▲고성능 신규 분리막 및 공정 개발 ▲신규 적용처 공동 발굴 ▲유망 포집 기술 공동 발굴 및 투자 등에 협력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SK 다른 에너지 계열사들도 해당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K E&S는 지난달 바유운단 고갈가스전의 적기 CCS(탄소 포집·저장) 전환 추진 및 추가적인 사업 확장 기회 모색을 위해 동티모르 석유·광물자원부와 상호 협력 파트너십(MCP)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SK E&S는 바유운단 가스전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CCS로 전환하는 방안을 동티모르 석유부와 함께 추진한다. SK E&S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자사가 추진 중인 보령 청정 블루수소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도 올해 초 미국 CCUS 기술 기업 8리버스의 경영권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회사의 CCUS 기술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청정에너지 사업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1일 전남 여수의 금호석유화학 여수제2에너지 사업장에서 열린 CCUS 사업의 핵심 설비인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플랜트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시삽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 다섯 번째부터) 장갑종 케이앤에이치특수가스 대표, 한승문 한국특수가스 대표, 서정찬 한국환경공단 대표.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지난 1일 전남 여수의 금호석유화학 여수제2에너지 사업장에서 열린 CCUS 사업의 핵심 설비인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플랜트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시삽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 다섯 번째부터) 장갑종 케이앤에이치특수가스 대표, 한승문 한국특수가스 대표, 서정찬 한국환경공단 대표.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이달 초 전남의 여수제2에너지 사업장에서 CCUS 사업의 핵심 설비인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플랜트를 착공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7월 한국특수가스와의 사업협력 MOU 체결을 시작으로 합작투자 계약 등을 거쳐 지난 9월 액화탄산 제조 및 판매 합작법인 '케이앤에이치특수가스'를 설립, 이번 사업을 점진적으로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착공에 돌입한 탄소 포집·액화 플랜트가 목표대로 2025년 초에 준공되면 금호석유화학 열병합발전소의 스팀 및 전기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포집해 케이앤에이치특수가스의 액화 공정을 거쳐 탄산으로 재탄생하는 프로세스가 구축된다. 연간 약 6만9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다른 고부가 탄소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동시에 신규 먹거리와 관련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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