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12.08 18:31
CJ올리브영 최대 매장인 명동 매장 전경. (사진=김다혜 기자)
CJ올리브영 최대 매장인 명동 매장 전경. (사진=김다혜 기자)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CJ올리브영이 창사 최대 위기를 벗어나면서 그룹 지주사인 CJ㈜의 반사효과가 주목된다. 지주사는 통상 자회사 실적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평가받지만, 자회사가 자본시장에 모두 상장되면 이중으로 계산돼 가치평가가 낮아진다. 반면, 지주사가 성장가능성이 높은 비상장사를 보유하면 가치평가가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8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CJ㈜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0.31% 오른 9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CJ㈜는 CJ CGV의 유상증자 계획으로 인한 주가 급락부터 CJ제일제당의 실적 부진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에 주가 급락을 맛봤다. 4월 11만5100원으로 최고치를 찍던 주가는 7월 들어 6만300원으로 추락하는 등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바닥을 찍은 뒤 조금씩 상승 국면을 보이면서 예전의 위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CJ㈜는 지난 2015년 자회사마다 글로벌 매출이 크게 불어난 성장가도 시기에 주가가 30만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CJ올리브영은 그룹 비상장사 중 가치평가가 가장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상장 자회사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할 때, 지주사 주가만 약 15% 뛰자 CJ올리브영이 주가 부양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CJ올리브영의 실적 기대감과 기업공개(IPO) 추진 가능성이 지주사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CJ㈜가 보유한 올리브영의 지분은 51.2%다.

지난 9월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CJ올리브영의 연간 순이익은 3620억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 10배를 가정하면 기업가치는 3조6000억원 규모”라며 “상장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CJ올리브영의 가치는 CJ㈜ 주가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올리브영은 비상장사이기에 자체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CJ㈜ IR자료에서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이 2조7971억원으로 집계된다. 전년 동기 대비 39.4% 성장이다. 특히 3분기 매출이 1조5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매출 첫 1조원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매출 3조원 돌파가 기정사실이며, 지난해 영업이익 2740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4000억원대 영업이익도 바라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앞서 CJ올리브영은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을 명목으로 과징금 18억9600만원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았다. 당초 공정위로부터 시장 지배적 지위가 인정되면 최대 6000억원의 과징금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이보다 훨씬 적은 과징금을 받아 한숨을 돌렸다.

공정위는 전원회의 심의에서 H&B(Health and Beauty) 오프라인 시장만 놓고 봤을 때 CJ올리브영의 점유율이 70% 이상이지만 ▲오프라인·온라인 판매 채널 간 경쟁 심화 ▲다양한 화장품 소매 유통 채널이 성장·쇠락하는 상황 등에 비춰볼 때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을 보류했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 (사진제공=CJ올리브영)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 (사진제공=CJ올리브영)

시장에서는 과징금 위기를 넘긴 CJ올리브영이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추진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내 H&B 시장에서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1위 사업자 위상이 더욱 공고해지고, 기업가치 또한 동반 상승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편에서는 해외 주요 시장 재도전도 거론된다. CJ올리브영은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하면서 중동지역 뷰티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회사는 앞서 2013년 중국과 2018년 미국에 직접 진출했지만, 영업손실이 누적되며 중국은 2019년, 미국은 2021년에 시장 철수를 단행했다. IPO가 이뤄지면 불어난 체급을 무기로 해외 주요 시장의 재도전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이 IPO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CJ㈜ 주식 42.07%를 보유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이 회장은 그룹의 위기상황 때마다 과감한 투자로 흐름을 돌려왔기에, 지주사 가치평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CJ올리브영의 정무적 리스크 해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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