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12.13 17:24

고립은둔 시작 시기 '20대 이하' 84%…10명 중 7명 "탈 고립은둔 시도 경험 있어"

(자료제공=보건복지부)
(자료제공=보건복지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고립·은둔 청년 4명 중 3명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4분의 1은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도 있었다. 다만 10명 중 8명은 고립·은둔 탈출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4명 중 1명은 10대부터 고립·은둔 생활을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7~8월 수행한 이번 조사에는 전국 19~39세 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5만6183명이 접속했고 3만3570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응답 완료자는 2만1360명이며 이 가운데 56.7%인 1만2105명이 위험군으로 식별됐다. 이들을 토대로 2차 심층조사를 실시했고 8874명이 최종응답했다. 이 가운데 1903명은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여성 비율(72.3%)이 남성의 약 2.6배에 달했다. 연령은 20대 후반~30대 초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학력은 대학교 졸업(75.4%), 고등학교 졸업(18.2%), 대학원 이상(5.6%), 중학교 졸업 이하(0.8%) 순이었다. 

경제수준 인식 조사에서는 본인을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75.7%로 매우 높았다. 가족전체를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도 절반(54.3%)이 넘었다. 가족은 중상층이나 본인은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24.2%로 나타났다.

가족, 지인 등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69.9%, 혼자 생활하는 경우 30.1%로, 10명 중 3명이 혼자 살고 있었다. 혼인 상태는 약 90%가 미혼(89.5%)이었다. 

(자료제공=보건복지부)
(자료제공=보건복지부)

삶의 만족도는 3.7점으로 전체 청년 평균(6.7점)에 크게 모자랐다. 주로 하는 활동은 OTT 등 동영상 시청(23.2%), 온라인 활동(15.6%) 순이었다.

고립·은둔 시작시기는 60.5%가 20대, 23.8%가 10대로 확인됐다. 가장 큰 고립·은둔 이유는 직업 관련 어려움(24.1%)이었고 대인관계(23.5%), 가족관계(12.4%), 건강(12.4%) 순으로 뒤따랐다. 10대에 고립은둔 시작한 응답자는 대인관계(27.1%), 가족관계(18.4%), 폭력이나 괴롭힘 경험(15.4%) 순으로 응답했다.

고립·은둔 기간은 1년 이상 3년 미만 비율(26.3%)이 가장 높았고 3개월 미만(15.4%), 10년 이상 비율(6.1%)도 적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 중 45.6%가 일상생활 복귀 시도 후 재고립·은둔 경험이 있었고 고립·은둔 기간이 긴 응답자들은 재고립·은둔 경험률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재고립·은둔 이유로는 돈·시간이 부족해서(27.2%), 힘들고 지쳐서(25.0%),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22.9%) 순으로 확인됐다.

(자료제공=보건복지부)
(자료제공=보건복지부)

또 신체건강, 정신건강이 안 좋다고 응답(매우 안 좋음 포함)한 비율은 각각 56.1%, 63.7%로, 응답자 2명 중 1명이 신체나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특히 8436명 중 약 6360명, 즉 75.4%가 자살을 생각했다. 1698명(26.7%)은 자살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체 청년 평균 자살생각(2.3%)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80% 이상이 현재 상태를 벗어나길 원하며 67.2%는 실제 탈 고립·은둔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일이나 공부 시작(45.4%), 취미활동(35.6%), 병원진단 및 치료(16.3%), 심리상담 시도(15.5%) 등의 탈출 노력을 했다. 

이들은 경제적 지원(88.7%), 취업 및 일경험 지원(82.2%)과 혼자 하는 활동 지원(81.7%), 일상생활 회복지원(80.7%)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이들은 몰라서(28.5%), 비용부담(11.9%), 지원기관이 없어서(10.5%) 도움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