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2.17 09:46

유선 대비 무게·부피 줄어…2024년부터 본격 양산 예정

LG이노텍이 개발한 무선 BMS. (사진제공=LG이노텍)
LG이노텍이 개발한 무선 BMS. (사진제공=LG이노텍)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LG이노텍은 배터리 성능을 대폭 개선한 무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하 무선 BMS)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기차 필수 부품인 BMS는 배터리의 전압, 전류,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최적화하는 제어 시스템이다.

무선 BMS의 가장 큰 강점은 차량 경량화다. 유선 BMS와 연결돼 있던 케이블을 들어내면 차량 무게가 30~90kg 감소한다. 수십 가닥에 달하던 케이블과 커넥터가 없어지면서 배터리 팩의 무게는 물론 부피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팩 여유 공간이 10~15% 추가 확보되면서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도 있다. 즉, 전기차 주행거리를 더욱 늘릴 수 있게 된 것. 

LG이노텍에 따르면 무선 BMS 적용 시 전기차 주행거리가 최대 50㎞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유 공간을 활용해 배터리 팩 구조 변경 등 배터리 설계 유연성이 강화된 점도 무선 BMS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무선 BMS의 도입으로 제품 신뢰성도 한층 높아졌다. 차량 진동 등에 따른 케이블, 커넥터 결함 발생이 아예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복잡한 케이블 연결 때문에 수작업으로 진행돼 오던 유선 배터리팩 조립 작업도 로봇으로 자동화할 수 있게 돼 비용 절감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LG이노텍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무선 BMS를 선제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간 축적된 무선통신 기술역량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1980년대 RF(무선주파수) 모듈레이터를 시작으로 블루투스 모듈, 와이파이모듈, LTE·5G모듈, 디지털키(UWB·BLE) 등을 개발하며 무선통신 기술역량을 꾸준히 축적해왔다. 지난 2019년 '5G-V2X(Vehicle to Everything) 통신 모듈'을, 2021년엔 '차량용 와이파이6E 모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LG이노텍은 내년 무선 BMS를 본격 양산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 추진,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또 이번에 확보한 기술을 응용해 무선 전기차 충전용 컨트롤러(무선 EVCC)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내년부터 무선 BMS를 본격 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2년 기준 90억원에 불과했던 글로벌 무선 BMS 시장 규모는 2028년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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