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12.23 00:15
한 고고학자가 캐슬 록 푸에블로의 바위에 새겨진 그림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스사이언스)
한 고고학자가 캐슬 록 푸에블로의 바위에 새겨진 그림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스사이언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고고학자들이 미국 남서부의 한 유적지에서 고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달력으로 사용한 것으로 생각되는 바위 그림을 발견했다. 

캐슬 록 푸에블로로 알려진 이 장소는 콜로라도와 유타 국경에 걸쳐 있는 메사 베르데 고원에 있다. 캐슬록 푸에블로에는 서기 1260년대부터 1280년대까지 75~150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마을의 위치는 방어하기 쉬운 특성 때문에 선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캐슬 록 푸에블로에 거주했던 원주민은 조상 푸에블로인들이다. 아나사지 알려진 조상 푸에블로인들은 3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아메리카 원주민이다. 지난 2020년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조상 푸에블로인들은 약 1250년대부터 1274년까지 오늘날 미국의 포 코너 지역에 살았다. 그들은 중세의 타운 하우스나 현대의 아파트를 닮은 다층의 돌로 된 집을 짓는 기술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또 암각화, 복잡하게 장식된 보석, 그리고 흰색 바탕에 검은색 안료로 칠한 도자기로도 유명하다.  

고고학자들은 절벽에 있는 이들 옛 정착지 위의 협곡 벽에서 일련의 암각화를 발견했다. 그들은 고원에서 4㎞이상 뻗어있는 거대한 바위 판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암각화를 확인했다. 암각화 중에는 지름이 약 1미터 정도되는 나선형 그림도 있다. 

연구원들은 조상 푸에블로가 이 그림을 천문 관측을 위한 달력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와 동지, 춘분과 추분을 포함한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라도스와프 팔론카 폴란드 야기엘론스키대 교수는 "조상 푸에블로인들은 농업을 했다"면서 "이들은 콜럼버스 상륙 이전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발달된 농경 문화를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발견은 여러 측면에서 캐슬 록 푸에블로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꿨다"면서 "우리는 13세기에 이 곳에 살았던 주민들의 수와 종교적 관습의 복잡성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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