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지혜 기자
  • 입력 2023.12.28 05:30

재무건전성 회복 피할 수 없는 숙제…구동휘 COO, 내년 LS MNM 상장 집중 전망

구자은 LS회장이 지난 3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구자은 LS회장이 지난 3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뉴스웍스=고지혜 기자] "LS그룹이 더욱 성장하고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차별화를 넘어 '추가적인 차별화'가 필요하다." (2021년 12월 15일 LS 애자일 데이에서)

오는 2024년 1월 3일은 구자은 LS 회장이 취임한 지 꼭 3년 되는 날이다. '사촌간 잡음 없는 승계'라는 LS 전통 하에 구자홍 전 회장(2004~2012년), 2대 회장인 구자열 전 회장(2013~2021년)에 이어 지난해 1월 3일부터 LS를 이끌고 있다.

올 한해 동안의 LS를 되돌아보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S는 올해 6조2365억원의 매출, 22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각각 4.86%, 76.74%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을 거둘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과거 전통적인 해저케이블 사업에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미래 먹거리 사업에 집중하며 체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LS는 해저케이블 시공업체인 LS마린솔루션을 인수했고, 지난 12일에는 LS머트리얼즈가 '따따상(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덕분에 올해 초 4조8265억원이었던 LS 시가총액은 이달 25일 기준 10조84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LS의 미래지향적 사업 기조는 구 회장의 선구안이 유효했다. 구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양손잡이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양손잡이 경영은 한 손에는 전기·전력·소재 등 기존 주력 사업을, 다른 한 손에는 배터리·전기차·반도체·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신사업을 균형 있게 추진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손잡이 경영에도 LS의 신사업은 그저 보조적 역할에만 그쳤고, 이에 구 회장은 '차별화'를 계속해서 갈구했다. 이에 구 회장은 2030년까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미래 성장 사업 육성에 집중한다는 '비전 2030' 청사진을 올해 초 선포했고, 이를 기반으로 올 한 해 동안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 비중을 키웠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영업 담당 직원으로부터 핵심 제품인 무산소동봉(Oxygen Free Copper Rod)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영업 담당 직원으로부터 핵심 제품인 무산소동봉(Oxygen Free Copper Rod)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구 회장 체제 3년 차인 오는 2024년에는 비전 2030을 위한 신사업 확대 속도가 더 빨라질 예정이다. 지난 8월에는 새만금 산업단지에 1조8000억원 규모의 이차전지 소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12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사업 협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한걸음 내디딘 사업들을 내년에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 과제다.

재무건전성 회복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숙제다. ㈜LS가 공시한 올해 3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조3485억원이다. 지난 2021년 말 1조2725억원, 지난해 1조6713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세도 미미하다.

부채비율도 상당하다. ㈜LS의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지난 상반기 195%에 달했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안정성이 불안하다고 판단된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8월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MOU) 체결식에서 이차전지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8월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이차전지 소재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MOU) 체결식에서 이차전지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배전반 사업 확대와 재무건전성을 단번에 해결할 방법은 'LS MNM 상장'이다. 

지난해 JKJS컨소시엄이 보유한 LS MNM 지분을 전부 인수하는 과정에서, LS는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여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EB 투자자 측은 사실상 2027년 8월까지 LS MnM을 상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LS는 이를 받아들였다. 비전 2030에 집중하는 LS에도 이 문제는 신사업 확장에 매번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LS MNM은 LS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의 핵심 역할을 한다. 올 한해 동안 결정한 굵직한 사업만 두 건이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6700억원 규모의 배터리 소재 컴플렉스 공장을 건설, 전북 새만금에 1조1600억원 규모의 고순도 금속화합물 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비전 2030에 더욱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 내년에는 LS MNM 상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LS가 단행한 2024년 인사에서 구동휘 전 LS일렉트릭 부사장이 LS 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부임한 것이 가장 큰 예측 단서다.

구동휘 COO는 구자열(주)LS 의장의 장남이다. 1982년생으로 오너 3세 중에서도 가장 어린 편이지만, LS, E1, LS일렉트릭 등을 두루 거치면서 이차전지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너가가 경영진에 합류한 만큼 상장 작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