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은 기자
  • 입력 2023.12.27 16:11
이선균 씨가 3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3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이 씨 등에게 마약을 제공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는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의사는 지난 20일 구속됐다. (사진=뉴스1)
이선균 씨가 3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3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논현경찰서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이 씨 등에게 마약을 제공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는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의사는 지난 20일 구속됐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조영은 기자]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오던 배우 이선균(48)이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이선균 씨의 매니저는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며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는 자동차 안에서 숨진 이 씨를 발견했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 이 씨가 오늘 세상을 떠났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주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장례는 유가족과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외신들도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주연 이력을 앞세워 이선균의 비보를 긴급 보도했다. 

BBC는 지난 10월부터 진행된 이 씨의 '투약 혐의' 조사를 다루며 "함께 조사 받고 있는 유흥업소 직원은 경찰에 이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마약인지 몰랐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조사는 크게 주목받았고, 이로 인해 이 씨의 명예는 상당히 훼손됐다"며 "대마초를 포함한 마약 범죄는 한국에서 심각한 범주로 간주된다. 대마초를 구매하면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선균 씨는 지난 10월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올해 유흥업소 여성 실장 A씨의 서울 소재 주거지에서 수차례 대마초를 피우거나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다. 

그러나 이 씨는 간이 시약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모발, 2차 겨드랑이털 등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 지난 10월 28일과 지난달 4일에 이어, 이달 24일 세 번째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지난 26일에는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당시 이 씨는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진술뿐이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2차 소환 조사에서도 "A씨가 나를 속이고 약을 줬다. 마약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1975년생인 이선균 씨는 1999년 비쥬 '괜찮아' 뮤직비디오로 데뷔했다. 2007년 MBC 드라마 '하얀 거탑'과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외에도 드라마 '파스타'(2010), '골든타임'(2012), '나의 아저씨'(2018), 영화 '‘체포왕'(2011),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등에 출연하며 정상급 배우로 성장했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월드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고인은 유작으로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과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를 남겼다. 현재 두 작품은 개봉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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