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한새 기자
  • 입력 2024.01.02 08:49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제공=TY홀딩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사진제공=TY홀딩스)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금융업·건설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2일 하이투자증권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사들의 단기 자금 유동성이 경색될 수 있다"며 "PF ABCP 등 단기사채 차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달 27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그간 경쟁사 대비 높은 차입금 의존도, PF 보증 규모로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권 전반적으로 우려가 있었고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채권단 75%의 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하이투자증권은 태영건설이 중소형 건설사 중에서도 특히 불안했다고 지적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5011억원, 차입금 및 사채는 2조4000억원 수준으로 순차입금이 1조9000억원에 달했다"며 "SOC 등을 제외한 부동산 개발 사업 관련 PF 보증 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20%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960억원, 포천파워 지분 매각 대금 264억원 확보에도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 PF 400억원 차환 발행 등 다수의 PF 차환 발행건과 만기도래 차입금의 상환·차환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태영건설 사태로 금융업·건설업 크레딧 및 PF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직접적으로는 태영건설 차입금·사채의 대주단들과 태영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PF에 대해 자금보충확약 등 신용공여를 한 금융권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 확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태영건설 사태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단기사채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한 증권가는 기업 개선 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모든 과정은 올 4월 총선 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봤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법 조항에 근거해 계산한 기업 개선 계획 작성 및 의결 기한은 올 4월 11일, 공동관리기업과 기업 개선 계획 이행 약정 체결 기한은 올 5월 11일"이라며 "과거 금호산업의 사례를 돌이켜보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7일 만에 절차가 개시됐고, 3개월 15일 만에 이행 약정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실징후기업인 태영건설과 최대주주인 TY홀딩스가 주채권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의 성실도에 따라 판가름 나겠지만, 산업과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총선이 있긴 전까지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지체없이 의사를 결정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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