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1.06 08:00

3500여 개 기업 참가…팬데믹 이전 수준 빠르게 회복
글로벌 IT 기업 수장 "AI 접목한 경영 방향' 기조연설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24'의 메인 이미지. (출처=CES 2024 홈페이지)
9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24'의 메인 이미지. (출처=CES 2024 홈페이지)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CES 2024'의 개막 팡파르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한해의 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다. 특히 올해는 참여 기업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저마다의 기술을 한껏 겨룰 전망이다.

이달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CES 2024는 지난해보다 200여 곳 늘어난 약 3500개 IT·가전·자동차·에너지 분야의 기업들이 전시부스와 고객사부스를 차리고, 약 13만명의 관람객들이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를 찾을 전망이다.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 모두를 위한 모든 기술의 활성화)'를 주제로 한 CES 2024의 개막은 우리 시간으로 10일 새벽 2시다.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번 CES는 150개국, 약 3500개 기업이 참가해 기술력을 선보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500개 기업이 참가한다. 예상 관람객수도 13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의 경우, 160개국에서 약 4500개 기업이 참가하고 18만명이 방문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는 파행을 겪은 뒤,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한 지난해에는 약 2500개 기업이 참가했다. 올해는 1000여 기업이 더 늘어나면서 이전 모습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LG·SK·현대차그룹 계열사와 IT·전자 기업, 스타트업들이 이곳을 찾아 자사의 기술력을 뽐낼 전망이다. 특히 이번 CES에서 국내 기업들은 이미 13개 이상의 CES 최고 혁신상과 150개의 혁신상을 차지해 기술력을 재차 인정받았다. 

이 밖에 미국 기업은 700여 곳이 참석하며, 중국 기업은 3년 만에 1100곳이 참여한다.

지난해 1월 개최한 CES 2023 메인홀 전경. (출처=CES 2024 홈페이지)
지난해 1월 개최한 CES 2023 메인홀 전경. (출처=CES 2024 홈페이지)

◆화두는 '인공지능'…글로벌 IT기업, AI 기반 제품 앞다퉈 공개  

이번 전시회에서는 '챗GPT에서 촉발된 인공지능(AI) 혁명'이 전 사업으로 확산하며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AI 기술이 대거 선보일 전망이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CES 주관단체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최초로 혁신상 부분에 AI를 추가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오픈AI의 생성형 AI인 '챗GPT'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인 만큼, 생성형 AI 기술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빅 IT 기업들은 이번 CES에서 차량용 제품에 포커스를 맞춘 AI 기반의 모빌리티 제품들을 선보인다. 

MS는 자사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와 '챗GPT'를 접목한 '차량용 AI 비서'를 선보인다. 또 구글은 음성으로 차량을 제어하거나 주동하는 차량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오토'를 전시한다. 아마존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마존 포 오토모티브'라는 모빌리티 서비스 전시관을 꾸미고, 아마존 오토모티브는 자율주행에 활용 가능한 AI 기술을 공개할 계획이다. 

최근 AI 기술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술은 단연 '온디바이스 AI'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에 연결할 필요 없이 디지털 기기 안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어 클라우드 등 외부 서버에 접속해야 했던 기존 방식보다 속도가 빠르다. 특히 외부 접속이 없는 만큼, 보안성이 높은 게 특징이다. 

CES 2023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관람객들이 미디어 파사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CES 2023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관람객들이 미디어 파사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인텔 및 퀄컴은 이번 CES에서 온디바이스 AI 기술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할 계획이다. 

인텔은 최근 AI 연산에 특화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내장해 딥러닝에 활용 가능한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와 AI 가속기를 내장한 '5세대 인텔 제온 프로세서' 등을 공개한 바 있다. 또 퀄컴은 생성형 AI에 최적화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3세대 모바일 플랫폼'을 출품해 이번 전시회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AMD는 CES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신제품 2종을 공개한다. 우선 버설 AI 엣지 XA 적응형 SoC는 전방 카메라와 차량 내 모니터링, 라이다(LiDAR), 4D 레이더, 서라운드 뷰, 자동주차 및 자율주행을 비롯해 수많은 차세대 첨단 자동차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의 최적화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또 AMD 라이젠 임베디드 V2000A 시리즈 프로세서는 TSMC 7나노급 공정에서 생산되며 젠2(Zen 2) 아키텍처 CPU와 라데온 베가 7 GPU를 통합했다. 이를 이용해 차세대 차량용 디지털 콕핏 구현이 가능하게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CES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2E'와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등 차세대 메모리를 공개할 계획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D램보다 더 높은 데이터 처리 속도를 내는 고성능 메모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에 다양한 AI 가전제품을 선보일 계획인데, LVCC 중심에 무대를 꾸미고 AI 기술력을 뽐내게 된다. 삼성전자는 물걸레 로봇청소기 및 스틱 청소기와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 애니플레이스 인덕션, 삼성 푸드 서비스 등에 AI 기술을 접목한 삼성만의 푸드 생태계도 소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CES에서 가사생활 도우미 로봇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전시하고 4배 강력한 AI 프로세서를 탑재해 더 밝고 선명해진 '2024년형 LG OLED TV 라인업' 등을 공개한다.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팻 겔싱어(왼쪽부터) 인텔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롤란드 부시 지멘스 CEO. (출처=CES 2024 홈페이지)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팻 겔싱어(왼쪽부터) 인텔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롤란드 부시 지멘스 CEO. (출처=CES 2024 홈페이지)

◆팻 겔싱어 'AI 에브리웨어' 기조연설…국내 인사는 정기선 '유일'  

글로벌 IT 기업들의 수장들은 이번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AI를 접목한 혁신에 대해 발표한다.

롤란드 부시 지멘스 CEO는 8일 기조연설자로 나서 '생성형 AI를 통한 자동화'를 주제로, AI 학습용 반도체에서 PC, 데이터센터용 반도체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멘스가 AI를 이용한 사람과 기계의 협업을 강화하고, 지능형 인프라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구축하고 디지털 헬스케어와 스마트 시티를 실현하는 전략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CEO는 9일 AI 칩의 비전 및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기조연설의 주제는 '모든 곳의 AI(AI everywhere)'다. 그는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SW)가 어떻게 AI를 통해 활성화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지 중점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가 경제에 비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인텔은 자체 개발한 AI 칩인 '하빙턴' 및 '네르바나'를 보유하고 있으며,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서버용 CPU, 주문형반도체(ASIC) 등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10일 '온디바이스 AI'를 주제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현황을 소개한다. 그는 "이번 CES를 통해 디바이스가 우리 삶에 어떻게 매끄럽게 통합될 지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는 이미 생성형 AI 시대에 들어섰고, 온디바이스 생성형 AI는 소비자의 디바이스 사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CEO는 9일 '가상현실과 뷰티 제품을 접목한 뷰티테크' 기술에 대해 연설에 나선다. 

국내 기업 중에서 유일하게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기술 혁신이 인프라 구축 방식을 바꾸고 모든 사람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공하는 방법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기조연설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바탕으로 인프라 건설의 종합적인 혁신 전략과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각종 문제 해결을 위한 비전을 일컫는다. HD현대가 지난해 CES에서 밝힌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후속 개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는 전기·전자 외에 화장품, 유통, 금융, 의료보험 회사 수장들이 대거 기조연설에 나선 게 특징"이라며 "로레알 CEO는 화장품 업계 최초로, 비가전업체인 HD현대 정기선 부회장도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등, 이번 CES에서는 IT·전자 외 기업들을 주목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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