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다혜 기자
  • 입력 2024.01.08 18:25
CJ제일제당이 유럽 시장에 출시한 '비비고 김스낵' 이미지. (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유럽 시장에 출시한 '비비고 김스낵' 이미지. (사진제공=CJ제일제당)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지난해 국내 김 수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며 최대 수출 실적을 갈아치웠다. ‘K푸드’ 선봉장인 라면과 어깨를 나란히 해 수출 효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실적 증대는 한발 앞선 해외 유통망 개척과 시장별 세분화한 신제품 출시가 어우러진 결과다. 

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은 1조원을 넘어서 수산 식품 수출 역사상 단일 품목으로 최고 수출 실적을 냈다. 기존 미국, 중국, 일본 등 전통적인 김 수출 시장에 머물지 않고 중동과 남미 등으로 다변화해 수출 국가를 총 124개국으로 늘렸다.  업계에선 김을 '검은 반도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김 시장이 연 평균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오는 2027년까지 김 수출액을 1조3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김 수출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이끌고 있다. 국내 1위 김 수출업체는 ‘신안천사김’이다. 신안천사김은 지난 2022년 김 업계 최초로 1억 달러 수출을 돌파하며 수출 공로 탑을 받았다. 신안천사김 외에도 성경식품, 만전식품, 광천김 등의 중소기업들이 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수출 성과는 해외 유통망 확보가 주된 비결이다. 신안천사김은 코스트코 자체 브랜드(PB) ‘커클런드 시그니처’를 출시하고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창고형 마트인 코스트코는 국내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 859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냉동 김밥으로 미국 현지에서 성공을 거둔 중소식품기업 ‘올곧’도 지난해 6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 참가해 미국 수출 길을 열었다. 지난 8월 미국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에 납품하면서 완판 행진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코스트코 입점도 추진하는 등 유통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동원F&B의 양반김 제품군 이미지. (사진제공=동원F&B)
동원F&B의 양반김 제품군 이미지. (사진제공=동원F&B)

대기업들 역시 주요국 유통 채널 확대와 신규 국가 진출에 매진하면서 실적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대비 해외 김 사업의 매출이 2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영국의 주요 유통채널인 '아스다'와 '오카도'에 비비고 김스낵을 납품했으며, 올해에도 유통망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

1989년 해외 한인 마트를 중심으로 김 수출을 시작한 동원F&B는 수출국이 현재 32개국으로 집계된다. 동원F&B의 해외 김 매출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해외 김 사업 예상 매출은 450억원 규모다. 

특히 대기업들은 국내에서 밥반찬으로 통했던 김의 취식 형태를 완전히 벗어나 현지화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각 국가별로 김에 대한 이해도와 친숙도가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김 제품을 출시하면서 지역별 세분화한 고객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월 씨솔트, 코리안 바비큐, 핫칠리 등의 다양한 맛의 김을 종이 트레이에 올려 한 입씩 베어먹는 형태의 ‘비비고 김스낵’을 출시했다. 동원F&B는 간편한 스낵형태의 ‘양반 김부각’ 등을 선보이며 해외 출시국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을 전략국가로 삼아 다양한 국가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김 사업의 대형화에도 집중하고 해외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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