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1.10 10:33

"이재명 체제론 윤 정권 심판하지 못해"…윤영찬은 잔류

민주당내 혁신계로 함께 활동하는 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왼쪽부터 차례로)이 10일 국회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민주당내 혁신계로 함께 활동하는 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왼쪽부터 차례로)이 10일 국회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민주당내 혁신계로 함께 활동해오던 '원칙과상식' 소속 4명의 의원이 3대 1로 갈라졌다. 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은 10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선언한 반면,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

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은 이날 "우리는 오늘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고 탈당을 선언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우리가 이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양심 때문"이라며 "이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 민심 때문이다. 어느 쪽도 선택할 수가 없다는 민심이 3분의 1이 넘는데 여기에 응답하는 정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윤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이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 밖에 안된다. 나머지 30%의 국민은 윤 정권이 이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이 10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에 국회소통관 입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이 10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에 국회소통관 입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그러면서 "그러나 민주당은 미동도 없다. 그냥 이재명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 끝내 윤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기득권 정치의 목적은 단지 이기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기득권 정치에 다시 질문한다. '이기면 무슨 소용이냐', 국민의 삶은 더 어려워지고, 우리의 미래는 더 불안해지고, 국민은 더 갈라지고 있는데, 정권 잡은들, 200석 차지한들, 도대체 무슨 소용이냐고 묻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계속해서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기 위한 개혁대연합, 미래대연합을 제안한다"며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정치개혁의 주체를 재구성하겠다"며 "신진 역량으로 정치개혁의 새로운 엔진을 만들겠다. '원칙과상식'은 뜻 맞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 미래를 위한 토론광장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열에서 빠진 윤영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썼다.

그는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며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내고 당을 기어이 재건해 나가겠다. 그래서 누구나 다 다시 합쳐질 수 있는 원칙과 상식의 광장으로 만들려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원칙과상식 소속 4명의 의원들이 '행동 통일'을 하겠다고 선언한지 하루 만에 윤영찬 의원의 입장이 바뀐 것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번 총선에서 윤영찬 의원과 같은 지역에서 출마를 노리고 있던 현근택 변호사가 낙마가 유력해지자 윤 의원 태도가 달라진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 의원이 성남시 중원구에서 공천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영찬 의원은 성남시 중원구를 지역구로 하고 있다. 해당 지역 출마를 노린 것으로 알려진 현근택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29일 밤 성남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시민단체 송년회에서 같은 당 정치인의 수행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이 최근 보도된 바 있다.

지난 9일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현 변호사에 대한 징계처리를 휴대전화 문자로 논의하는 내용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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