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4.01.29 08:5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조 바이든 페이스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조 바이든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친이란 민병대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북부 주둔 미군 3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다쳤다. 작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중동 주둔 미군 가운데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보복을 다짐했다. 이에 따라 중동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가 전날 밤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 중부사령부는 부상자가 25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최소 34명에 대해 외상성 뇌 손상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고 수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공격의 사실 관계를 아직 확인하고 있지만, 이란이 후원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민병대가 공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선택하는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해 보복을 다짐했다.

내달 3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공식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유세에서도 미군 사망자 애도를 위한 묵념을 제안하며 "우리는 보복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역시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나는 미군에 대한 공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우리 군대,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미군 방어 시스템이 민병대의 드론 공격 요격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우방인 요르단에는 미군 3000여 명이 주둔하고 있다. 그 중 요르단 아즈락 공군 기지에 는 약 2000명의 병력이 있다. 이번에 공격받은 '타워 22'에는 시리아 알 탄프 미군 주둔지를 지원하는 특수 작전 부대 및 군사 훈련병·요원들이 배치돼 있다.

이번 미군 사망자 발생은 자국민 보호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는 미국 정부 입장에선 결코 묵과하기 어려운 사건인 만큼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수준의 보복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돌발 악재에 봉착한 만큼 강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CNN은 "시리아 국경 근처 요르단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함에 따라 이미 위태로웠던 중동에서 한층 심각한 긴장 고조가 발생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가자 전쟁 이후 첫 미군 사망자 발생으로 어디서, 어떤 식으로 미국 정부가 대응할지에 대한 즉각적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은 미군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적 목적이라는 명분으로 최근 수 주 동안 이라크, 시리아, 예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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