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1.29 18:07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최근 삼성웰스토리의 성과급 소식에 관련 업계가 ‘부러운 눈빛’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연봉 10~11% 수준의 성과급을 이달 말 지급할 예정으로, 이는 국내 단체급식 및 식자재유통 업계에서 흔치 않은 두 자릿수 성과급이다.

삼성웰스토리의 성과급 지급은 지난해 실적에 따른 결과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940억원, 영업이익은 1061억원으로 일찌감치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인 2022년 매출은 2조5868억원에 영업이익 729억원이다.

실적 증대 요인에는 급식단가 인상이 주효했다. 지난해 식재료 가격과 인건비가 크게 오르자 단체급식 업체들마다 고객사들에게 단가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원하는 수준의 단가 인상을 이뤄낸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외식비 증가로 구내식당 이용자가 늘어난 점, 식자재유통 영역 확대 등이 실적 증대를 견인했다.

본지 취재 결과, 삼성웰스토리 외에도 동종업계인 CJ프레시웨이와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역시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역시 삼성웰스토리와 비슷한 이유로 성과급 지급이 결정됐다.

반면, 역대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성과급 지급을 망설이는 곳도 있다. 오랫동안 경영권을 놓고 ‘남매 전쟁’을 벌이는 아워홈은 성과급 지급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워홈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방법 및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의 2022년 매출은 1조8354억원에 영업이익 536억원이다. 비상장사인 만큼 지난해 실적은 오는 4월 공시될 예정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워홈 창업주인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은 구본성·미현·명진·지은 4남매에게 일찌감치 지분을 증여하며 승계를 마무리했다. 장남(구본성)이 38.56%를 물려받아 최대주주에, 나머지 세 자매가 지분을 나눠 가진 구조다. 최근 5년간 4남매의 배당금은 1432억원에 달한다. 장남이 552억원, 현재 아워홈을 이끄는 막내 구지은 부회장이 295억원을 배당받았다.

이는 오너 일가의 적지 않은 배당금 수령이 성과급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남긴다. 이러한 시각에 아워홈 측은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회사가 지속적인 연봉 인상과 성과급을 지급해 직원 처우를 개선해왔다”며 “해당 기간 경영진 무배당도 실시했다”고 반박했다.

국민연금 자료 기반으로 기업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원티드인사이트에 따르면, 아워홈의 올해 입사자 평균 연봉은 2568만원이다. 최근 1년 퇴사자는 3030명으로, 퇴사율은 전체 6589명 중 46%에 달한다.

구 부회장에게 경영권 다툼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겠지만 내실을 다지지 못한다면 경영권 장악마저 허사가 될지 모른다. 특히 오너일가의 ‘배당금 챙기기’라는 인식이 팽배하면 구 부회장의 지속경영은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대단위 성과급을 내미는 기업들이 허다한 실정이다.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에 이골이 난 임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올해만큼은 성과급 지급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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