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02.16 11:29
차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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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선 저PBR 종목 찾기가 열풍이다. 금융주 역시 저평가 종목으로 꼽히며 큰 관심을 받았다.

원인은 주주환원 정책 덕분이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배당성향은 34.3%다. KB금융이 38.5%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은 29.7%로 가장 낮았다.

지방금융지주까지 포함한 평균 배당성향은 32%다. 우리금융은 JB금융보다 2.2% 낮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우리금융의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때문이다. 배당성향이 높은 금융지주는 CET1 13%를 초과했다. 반면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11.9%로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요 금융지주는 목표했던 CET1 비율이 초과할 경우 이에 상응한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줄 재원으로 활용했는데 우리금융은 배당 여력이 떨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의 주당 배당금도 2022년 1130원에서 1000원으로 낮아졌다.

일단 우리금융은 실망한 주주를 달래기 위해 중장기 목표로 CET1 비율을 13%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총 주주환원율도 35% 이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우리금융의 선언에 회의적이다. 우리금융이 CET1 비율을 높이기 위해선 위험자산을 줄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대출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CET1을 높이는데 발목을 잡는 요소다.

이 때문에 실적 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다수의 애널리스트는 CET1 개선 시기를 묻는 질문을 쏟아냈다. CET1 비율이 13%를 넘어가지 않으면 올해 주주환원율도 전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우리금융의 답변은 환율 하락에 기대를 거는 요행수를 바랬다.

이상욱 우리금융 부사장은 “환율 10원 당 자본비율이 약 0.03~0.04% 영향을 받고 있다”며 “만일 환율이 1100원 정도까지 하락한다면 약 0.6~0.8%까지 개선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CET1 13% 달성 시기에 대해서는 3~4년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투자자들이 우리금융에 기대하고 있는 부문은 CET1 목표가 아니다. 비은행 계열사 확대와 은행 중심에서 벗어난 성장동력 확보다. 우리금융은 2021년 완전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이후 증권사 인수 계획은 더딘 행보를 보였다.

최근 포스증권 인수설이 나왔을 때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투자자들은 확답은 아니어도 예측 가능한 답변을 원했는데 불확실한 희망고문을 계속 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가 상승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은 주식 발행 수다. 우리금융의 발행 주식 수는 7억5194만9000주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5억1275만주, 하나금융은 2억9235만주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타 금융지주가 저PBR 관심을 받을 때 주가 상승에 제한이 걸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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