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4.02.03 00:15
극강의 '주걱턱 물고기'가 발견됐다. (출처=영국 왕립학회)
극강의 '주걱턱 물고기'가 발견됐다. (출처=영국 왕립학회)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등뼈가 있는 동물을 척추동물이라고 한다.

척추동물들은 턱, 치아, 그리고 한 쌍의 지느러미 또는 팔다리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척추동물의 특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또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다양화했는지를 이해하려면 초기 척추동물의 화석을 연구하면 도움이 된다.

최근 영국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에 세계에서 가장 긴 돌출 아래턱을 가진 물고기가 소개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가 보도했다. 이 '주걱턱' 물고기 이름은 에일리언아칸서스로 3억6500만년 전 데본기에 살았다. 화석은 지난 1957년 폴란드의 성십자가 산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이후 아프리카 모로코에서도 발견됐다. 

최초의 화석 발견자는 부러진 길고 가는 뼈 두 개가 지느러미 가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 뼈가 길쭉한 아래턱이었다는 사실이 확인 된 것이다. 

이 물고기는 4억1900만년전에서 3억5890만년전 데본기에 살았다. 데본기는 남반구의 곤드와나 초대륙과 북반구의 시베리아대륙, 그리고 적도 근처에 있는 유라메리카 대륙이 만나 초대륙 판게아를 만들어지기 시작하던 시기다. 

에일리언아칸서스는 유라메리카 초대륙 북동부와 남부 해안에 각각 위치했던 현재의 폴란드 중부와 모로코의 산에서 여러 화석 표본이 발견됐다. 초대륙 양쪽 끝에 같은 종이 존재했다는 것은 이 주걱턱 물고기가 바다를 가로질러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에일리언아칸서스는 판핀류에 속한다. 갑주어처럼 머리에 단단한 골질성 판피로 둘러싼 판핀류는 연골성 척추와 지느러미가 있으며 척추동물 최초로 턱을 갖춘 물고기였다.  

에일리언아칸서스는 뾰족한 주둥이와 커다란 눈을 가진 둥근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아래턱은 윗턱이 없는 곳까지 뻗어 있었다. 이빨은 날카로웠고, 살아 있는 먹이를 잡기 위해 등쪽으로 휘어져 있었다. 아래턱의 이빨은 윗턱이 없는 곳까지 계속 이어졌다. 다른 판핀류와는 달리 위턱은 약간 움직일 수 있어 아래턱의 움직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턱 돌출은 황새치처럼 위턱에 있거나 어룡이나 가비알 악어처럼 위턱 아래턱 모두 튀어나온 경우가 많다. 아래턱 돌출은 현재 살아있는 동물 중학꽁치가 유일하다. 그런데 학꽁치는 길이가 5~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에일리언아칸서스는 머리와 턱만 80㎝에 이른다. 더구나 아래턱의 상대적인 길이도 학꽁치보다 20% 더 크다. 주걱턱 기록은 에일리언아칸서스가 가장 크다. 이전 기록은 3억1000만년전 상어 오르니토프리온이 갖고 있었다. 

에일리언아칸서스는 거대한 아래턱을 사용해 사냥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크리스티안 클루그 취리히대학 고생물학과 교수인는 "날카로운 이빨에 살아 있는 먹이를 꽂은 뒤 덫으로 사용하거나 어룡처럼 긴 턱을 이용하여 먹잇감을 혼란하게 했거나 상처를 입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턱이 돌출된 학꽁치, 주걱턱 물고기중 유일한 현존 동물이다. (사진제공=더 컨버세이션)
아래턱이 돌출된 학꽁치. 주걱턱 물고기중 유일한 현존 동물이다. (사진제공=더 컨버세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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