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2.04 15:27

총선 겨냥 통합 행보 분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가운데 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가운데 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경남 양산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해 9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9월에는 문 전 대통령이 단식 중이던 이 대표를 방문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일 문 전 대통령을 만나려고 했으나 부산 가덕도에서 발생한 피습사건으로 불발됐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30분가량 만난 뒤 이후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함께 오찬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선거는 절박함과 간절함이 중요하다.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위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도 "친문, 친명을 나누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은데 안타깝다"며 단결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 단결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저로 들어가기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목주변 피습 상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사저로 들어가기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목주변 피습 상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1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를 보자마자 포옹을 한 뒤 피습 부위인 목을 가리키며 상처를 살펴봤다. 문 전 대통령은 "진짜 이 깃(셔츠 깃)이 없었으면 큰일났다", "안쪽은 괜찮느냐"고 물었고 이 대표는 "정확하게 겨냥했다. 정맥만 조금 잘려 동맥은 안 다쳤다고 한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후 이 대표와 지도부 오찬에서 "새해 벽두부터 결코 있어선 안 될 사건이 생겨 만남이 미뤄졌다"며 "큰 액땜으로 생각하고 뜻하는 일이 잘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또 "이 대표 사건으로 인해 민주당은 상생의 정치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생 정치를 위해선 결국 선거에서 이겨야 하는데 저쪽(국민의힘)은 그런 의지가 없는 정당이라, 이쪽에서 선거에서 이겨서 상생의 정치가 가능했으면 한다"며 "민주당뿐 아니라 민주당과 우호적인 제3의 세력까지도 같이 함께 뜻을 모아 상생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면 앞으로 대선에서도 큰 전환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도부에게 막걸리를 대접하며 건배사로 '이 대표님의 건강,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건배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해서 총선을 승리하는 데 힘쓰겠다"고 답했다.

이번 만남은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총선 비례대표 선출 방식 결정권을 이 대표에게 위임했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와 병립형으로의 회귀를 두고 당 내부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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