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2.13 11:52
윤재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기획경영이사. 대통령실 전 디지털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윤재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기획경영이사. 대통령실 전 디지털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사실과 인지 사이에서 부조화가 발생할 때, 사소한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기꺼이 주요한 생각을 바꾼다. 대가가 작은 세뇌가 대가가 큰 세뇌보다 훨씬 효과가 있다."

미국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이론(A 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의 한 귀절이다. 발생한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사실을 바꿀 수는 없기에 자신의 인지를 바꾼다. 세뇌기법에도 쓰여진다. 

큰 대가는 신념에 반하는 뇌물이기에 심리적 압박이 커서 쉽게 승낙하지 않지만, 작은 대가는 심리적 압박이 적기에 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작은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엄연히 존재하기에 결국에는 자신의 행위와 신념 사이의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강도를 낮춰 신념을 바꾼다.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을 이해가 되도록 인지부조화 이론은 설명해 준다.

온라인 뉴미디어에서 효과를 내려면 운영자들의 특성을 잘 알고 그에 맞는 활동 방향을 정해야 한다. 뉴미디어 운영자들은 먼저 찾아와서 자신의 포스팅에 관심을 가지고 '좋아요'를 눌러주고 이웃신청을 하는 방문자들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좋은 이미지를 가진다. 포스팅만 하고 국민과 소비자들이 '당연히 찾아오겠지', '방문해 봐 주겠지'하면서 무작정 기다려서는 안 된다. 먼저 찾아가서 '좋아요'를 누르고 먼저 이웃신청을 해야 한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소통 콘텐츠들은 필터 버블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필터 버블의 부정적 측면을 벗어나고 소통 기회를 넓혀가는 '먼저 찾아가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관심 키워드로 검색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들을 찾는다. 최근 순으로 검색 방문해 최신 포스팅 2~3개를 읽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고, 먼저 '서로이웃 신청하기'를 해 작은 관심을 만든다. '서로이웃 신청하기'는 1일 최대 100명 제한이 있지만, 좋아요와 댓글은 특별한 제한은 없으니 운영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먼저 찾아가기를 지속적으로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관심 해시태그를 주로 사용하는 운영자들을 검색한다. 먼저 팔로잉을 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인스타그램은 짧은 시간에 댓글을 여러 곳에 달면 인공지능이 의도적인 마케팅으로 인식해 1~3일 댓글 기능이 정지될 수 있으니, 댓글은 천천히 시간 간격을 두고 작성해야 한다.

뉴미디어 운영자들은 수많은 이웃 중 한 사람이기에 큰 거부감 없이 작은 관심으로 시작해 이웃을 수락을 하거나 맞팔을 한다. 처음부터 우호적 결과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은 무모한 시도다. 뉴미디어 바닥민심 훑기를 지속적으로 해 작은 관심으로 시작하는 우호적 단계를 점차적으로 강화하도록 해야한다. 

뮤지컬 '라이온 킹(The Lion King)'에서 동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얼굴과 모습을 면으로 숨기지 않고 오히려 전면에 드러낸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더블 이벤트(Double Event)’다. 이전에는 동물을 연기할 때 배우가 동물 가면이나 인형 옷으로 얼굴과 신체를 가리면서 마치 실제 동물인 것처럼 연기했다. 그러나 연출가 줄리 테이머는 관객들에게 무대가 구현되어지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상상력으로 무대위 배우와 관객들이 커뮤니케이션하도록 했다. 관객들은 무대 위의 캐릭터가 동물임을 인식함과 동시에 이를 표현하는 배우의 디테일한 감정 표현까지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가면과 인형이 배우들의 연기와 융화되어 새로운 차원의 예술이 됐다.

뉴미디어는 'New'한 미디어이기에 'New'한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 기존 방식을 넘어서 신선하고 새롭고 창의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국민과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국민들과의 소통에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를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얘기라도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도달할 수가 없다. 흔히 범하는 실수는 국민들이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잘 이해하지 못하기에 설명하려고 하고, 가르치려고 하고, 하고 싶은 얘기만을 하는 콘텐츠를 계속 포스팅한다. 쌍방향 소통을 예기하면서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지 않은지, 잘 듣겠다고 하면서 자신의 말만 하고 있지 않은지 항상 뒤돌아봐야 한다. 

#본 기고는 온라인 뉴미디어 전략서 ‘비대면선거의 제왕'(2021년 10월 출간)에서 선거 관련 내용과 사례를 효율적 소통과 관련한 내용과 사례로 보완해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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