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2.15 17:36

올해 회복세 전망…실적 개선 기대감 커져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국내 정유 업계가 정제마진과 국제유가의 동반 하락으로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횡재세 도입 논란이 불거진 지 불과 1년 만이다.

다만 이러한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었던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이 최근 회복세에 들어서며 올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77조2885억원, 영업이익 1조90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 51.4% 감소한 실적이다. 석유 사업만 놓고 보면 매출은 47조5506억원으로 전년보다 9.6% 줄었고, 영업이익도 8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76.1% 급감했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매출 35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41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8%, 58.3% 감소했다. 지난해 전 사업 부문에 걸친 대규모 정기보수로 인한 판매 물량 감소 및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판매 단가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28조1078억원, 영업이익 6167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19.6%, 77.9% 줄어든 수치다. GS칼텍스도 매출은 전년 대비 17% 하락한 48조607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8% 떨어진 1조683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정유사들의 지난해 실적 악화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 약세가 이어진 게 원인이다.

정유 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 운영비 등을 뺀 가격을 의미한다. 지난해 4분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평균 가격은 배럴당 4.1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8.4달러)과 비교하면 51.1% 하락했다. 통상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5달러인 점을 고려할 때 거의 이윤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전경. (사진제공=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전경. (사진제공=SK에너지)

다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업황이 개선되며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배럴당 87.2달러였던 국제유가(두바이유)는 1월 들어 평균 91.2달러로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정제마진도 개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인 재고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 감산 가능성과 중국 수요 개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공식판매가격(OSP) 등으로 올해 정제마진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주완 에쓰오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는 난방유 수요와 기상 악화로 인한 글로벌 정유사들의 가동 차질, 중국 춘절 기간 수요 등이 정제마진을 지지할 것"이라며 "2분기 말 시작되는 북반구 드라이빙 시즌과 여름철 성수기 등을 맞으며 정제마진이 추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도 지난 6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글로벌 제품 수요는 중국과 인도에서 견조한 수요가 예상된다"며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여행 수요 회복으로 항공유 수요 증가, 중국 부양책에 따른 인프라 확장 영향 등으로 경유 수요 증가해 시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도 낙관적인 관측을 내놨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정제마진 호조와 유가 상승 등에 기인해 영업익이 재차 정상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제마진 상승 및 OSP 하락 영향으로 정유 영업익이 재차 흑자 전환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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