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2.15 19:00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비약적 성장을 거듭했던 배달음식 시장이 처음으로 뒷걸음쳤다. 시장에서는 배달음식 시장이 외식경기 침체와 맞물려 장기 침체에 접어들 수 있는 만큼, 배달 시장을 장악한 3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의 대응 전략이 고비를 맞았다는 관측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음식(음식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7년 이후 첫 감소세다.

연도별 추이는 2017년 2조7000억원에서 2018년 5조3000억원, 2019년 9조7000억원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 된 2020년에는 17조3000억원, 2021년에는 26조2000억원으로 2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2022년 26조6000억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고, 코로나 방역이 해제된 지난해는 시장 규모가 2000억원 줄어들었다.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 추이는 배달앱 운영업체들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배민)은 2015년 495억원의 매출에서 2022년 2조9516억원으로 약 60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248억원이 영업이익 4640억원으로 탈바꿈했다. 배민은 지난해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발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배달음식 시장이 본격적으로 꺾이면서 배달앱 3사들의 실적 유지가 쉽지 않아졌다는 것이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의 사용자 수(MAU)는 각각 1995만명, 583만명, 519만명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배민은 1만5000명 증가, 요기요는 108만명 감소, 쿠팡이츠는 135만명 증가다. 시장 1위인 배민은 큰 변화가 없고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2위 다툼이 치열하다. 코로나 시기에 배달앱 사용자 수가 3200만명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시장 점유율 1위인 배민은 최근 신사업에 눈을 돌리며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말 프리미엄 PB(자체 브랜드) ‘배그니처’를 선보이며 기존의 PB 사업인 ‘배민이지’과 함께 PB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두 브랜드 모두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 상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로 운영된다. 우아한형제들의 2022년 사업보고서에서 B마트가 포함된 상품 매출은 51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해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배달의민족이 선보인 배달 로봇 ‘딜리’.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선보인 배달 로봇 ‘딜리’. (사진=우아한형제들)

2018년 첫선을 보인 서빙 로봇 신사업도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비로보틱스는 최근 서빙 로봇 6개월 렌탈료 면제와 추천소개비 100만원 지원 등 각종 프로모션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반면,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배민보다 신사업 전개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쿠팡이츠는 퀵커머스 사업인 쿠팡이츠마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은 관련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투자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쿠팡이츠마트는 2021년 강남, 서초, 송파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지역 확대에 나서지 않고 있다.

요기요는 신사업보다 각종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다. 구독서비스인 ‘요기패스X’ 월구독료 인하부터 카카오 채널 입점 등 신규 구독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쿠팡이츠와의 2위 싸움과 함께 적자 탈출이라는 우선순위를 해결한 뒤, 신사업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불경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배달앱 운영사들마다 신사업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며 “배달음식 수요 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한 경쟁사들의 출혈경쟁도 불가피해 배달과 연계된 신사업 발굴과 시장 안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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