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4.02.22 06:00

근무 환경, 복지 확대 차원에서 단가 인상 추진…관련 업계 수혜 예고

군 장병들이 자율급식 배식을 하고 있다. (출처=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군 장병들이 자율급식 배식을 하고 있다. (출처=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지난해 외식 물가가 급격히 인상되는 ‘런치플레이션’으로 실적 증대가 두드러졌던 단체급식 업계가 올해도 쾌조의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치권이 총선을 앞두고 군급식과 노인급식의 단가 인상을 추진하면서 이들 업체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는 군 장병들을 위한 근무환경 개선 공약을 발표하고 군 장병 급식비 단가를 1일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15.3% 인상해 급식 질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민간위탁도 확대해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급식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로당·노인복지관을 통한 주 7일 점심식사 제공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국에 약 6만8000개 경로당 중 42%가 일주일 평균 3.6일 점심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주 7일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의 이번 급식 공약은 군 장병과 노인복지 차원에서 추진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해당 공약을 이행하려면 민간 업체들의 참여가 불가피하다며 관련 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군급식은 식자재 납품의 완전 개방을 앞두고 있어 이번 급식단가 인상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난 2022년 식자재 납품 계약물량의 30%를 민간에 개방했고, 지난해는 50%, 올해는 70%로 비중을 늘렸다.

오는 2025년에는 완전 경쟁 조달로 바뀐다. CJ프레시웨이를 비롯해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풀무원, 아워홈 등 국내 주요 단체급식 및 식자재유통 업체들은 군급식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식자재 납품 외에도 급식 운영의 민간 위탁사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방부는 2021년부터 훈련소 내 2개 연대와 교육사령부 신병대대 등 13개 부대를 선정해 민간 위탁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현재는 시범사업 대상 외 몇몇 부대들이 장교식당에서 급식 위탁운영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급식 시장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의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아직까지 식자재 저가 낙찰 구조가 어려움으로 작용하지만, 이번 단가 인상과 같이 단가가 꾸준히 오른다면 수익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군 장병 37만명에게 매일 3끼 식사를 제공해주는 고정식수 확보가 어느 시장보다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22년 CJ프레시웨이는 대한노인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노인급식 사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제공=CJ프레시웨이)
지난 2022년 CJ프레시웨이는 대한노인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노인급식 사업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제공=CJ프레시웨이)

노인급식도 군급식과 마찬가지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비약적인 규모 확대가 예상되며, 이번 공약이 관련 예산 증액의 불쏘시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노인급식은 지자체별로 지원단가가 상이해 서울은 약 4500원, 부산은 약 2500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지자체마다 노인급식 지원 예산을 자율적으로 책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결식아동 급식지원비는 2019년부터 매년 1000원씩 인상돼 최대 8000원대까지 올라왔다. 결식아동급식은 보건복지부의 아동복지법에 근거해 최저가를 보장해주며, 지자체마다 주요 복지사업으로 인식하면서 급식비 지원에 인색하지 않다.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의 급식지원비의 노인급식 전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아동 수가 꾸준히 감소되면서 재정적 전환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국 초등학생은 지난해 258만명에서 올해 246만명, 2028년에는 200만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관련 예산의 일부가 노인급식으로 배분될 여지를 남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규모 경로당에서 이뤄지는 노인급식은 직영 운영이 쉽지 않아 반조리된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는 식자재유통 및 단체급식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향후 노인급식 시장이 커진다면 시장 선점을 위한 전용 브랜드 출시와 같이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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