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27 18:24

최태원 회장, 노태문 사장에 "따로 한번 더 만나자" 제안…SK텔레콤·삼성전자 동맹 '관심'

반지형 헬스케어 기기인 '갤럭시 링' 전시존. (사진제공=삼성전자)
반지형 헬스케어 기기인 '갤럭시 링' 전시존.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세계 최초의 '플라잉카', 반지처럼 끼면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갤럭시 링'.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서 많은 관람객이 주목한 제품이다.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갤럭시 링의 불편함을 우려하는 관람객들의 질문에 도슨트가 "불편하지 않고 일반 반지와 착용감이 비슷하다"고 대답하자 관람객들은 환호를 보냈다. ·

특히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안내를 담당한 노태문 삼성전자 MX 부문 사업부장(사장)에게 "따로 한번  더 만나자"고 제안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동맹이 이뤄질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미국 스타트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공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공중은 물론 지상 모두 이동 가능한 모델로,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가 나란히 도심항공교통(UAM) 기술을 선보여 UAM 상용화가 임박했음을 짐작게 했다. 정부는 2025년 UAM 상용화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갤럭시 링' 실버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링' 실버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링 부스 '인산인해'…"일반 반지처럼 착용감 편리"

삼성전자의 부스에는 개관 직전부터 해외 취재진이 몰려와 갤럭시 링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부스 투어를 담당하는 도슨트가 갤럭시 링을 끼고 관람객에게 각 전시 공간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갤럭시 링은 안쪽 면이 손가락을 감싸는 반지 형태로 제작돼 세밀한 건강 데이터 측정이 가능하다. 

현장에 전시된 반지는 총 9개 크기로, 아직 공식 출시가 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으로 갤럭시 링에 대한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 크기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가장 큰 크기의 갤럭시 링 폭은 10㎜, 두께는 1~2㎜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 링은 삼성전자의 '헬스 AI' 소개 구역에 전시됐는데 색상은 블랙·골드·실버 등 3가지다. 

최태원 회장은 MWC 2024의 첫 행보로 삼성전자의 전시관부터 방문했다.

그는 갤럭시 링에 큰 관심을 나타내며 "그동안 삼성전자는 워치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반지 모양으로) 디자인한 이유는 뭔가", "현재는 산소포화도 센서만 달려있나" 등을 노태문 사장에게 물었다. 

노 사장은 "(반지 모양으로 디자인해야) 항상 부담 없이 장기간 차고 있을 수 있다"며 "반지형 제품은 충전 후 5일에서 최대 9일까지 재충전을 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쉽게 몸에 휴대하며 중요한 헬스 정보를 모니터링할 때 링 형태 제품이 가장 편리하다는 것이다. 

노 사장은 또 "갤럭시 링은 아직 전화 기능은 안 되고 헬스 모니터링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수면 및 산소포화도 등 자신의 헬스 정보를 볼 수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넘겨줄 때는 산소 센서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노 사장에게 이날 개최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언급하며 "조금 더 논의할 부분이 있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잘 협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최 회장은 또 자신이 '갤럭시 S24'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어 오후에 가진 SK텔레콤 기자간담회에서 유영상 대표는 "삼성전자에 우리가 GTAA를 만들었으니 와서 보고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같이 하자고 말씀드릴 예정이었다"며 "텔코 LLM, 더 나아가 퍼스널 AI 어시스턴트 사업을 하는데 삼성전자와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원칙적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모델들이 MWC2024 SKT 전시관에 마련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조형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현지 모델들이 MWC2024 SKT 전시관에 마련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조형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플라잉카 '모델A'·에어택시 'UAM' 관심 집중

알레프 에어로노틱스가 이번에 MWC에 전시해 큰 화제를 모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프로토타입인 '모델 A'는 1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2인승으로 제작돼 내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시용 모델이 아니라 실제 비행이 가능한 모델의 시제품이 공개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스타트업이다. 차 이름도 테슬라 시리즈와 비슷하게 '모델 A'로 지어졌다. 모델 A는 지난해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비행시험 허가증’인 특별 감항인증을 받은 후 상용화를 준비해 왔다.

이 회사의 전시장은 개막 직후부터 관람객들로 북적였으며, 관람객들은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가"라며 계속 감탄사를 터뜨렸다. 

짐 두코브니 알레프 에어로노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이전에 전시용 모델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이번에 최초로 실제로 비행이 가능한 시제품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최고 속도 시속 56㎞, 항속 거리가 170㎞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활주로가 필요한 기체 형태가 아닌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자동차처럼 운전하고 주차할 수 있는 최초의 플라잉카”라는 점을 내세웠다. 제품 가격은 3억~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진화된 에어택시도 관람객들에게 전시됐다. 이통사들은 UAM 기술을 전시했는데, SK텔레콤은 직접 UAM을 타며 관람객이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실물 크기의 기체를 전시했다. 또 KT는 UAM 관제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SK텔레콤 부스에 전시된 UAM 기체 목업은 이전에 전시했던 제품과 달리 미국 조비에비에이션 UAM 기체와 동일한 크기다. 이전 제품의 경우, 고정된 기체를 가상현실(VR) 장비로 체험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와이어를 연결해 기체를 들어 올려 실제 타고 날아가는 생동감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최태원 회장은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뒤 SK텔레콤 부스를 찾았는데 "SK가 어떤 기업으로 남았으면 좋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선도적으로 기술과 고객을 선하는 기업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SK그룹 차원의 AI 강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AI 관련 솔루션을 내놓기 위해 다들 애를 쓰고 있다"며 "AI 시대에 저희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서비스해 줄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MWC 2024 KT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UAM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KT)
​MWC 2024 KT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UAM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KT)

KT는 UAM에 안정적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스카이패스' 기술을 전시했다. UAM 비행 경로인 고도 300~600m, 폭100m의 회랑에 5G 항공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망 커버리지 최적화 솔루션과 UAM 회랑 특성에 맞춘 특화 안테나, 항공망 커버리지를 동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기지국 원격 제어 기술 등으로 서비스를 구성했다. 

KT는 5G와 위성통신을 동시에 연결하는 '5G-위성 듀얼 링크' 기술도 선보였다. 항공 통신망 커버리지를 회랑 외 지역까지 확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KT 관계자는 “이는 UAM 기체가 정상 비행경로를 이탈하거나 5G 통신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위성통신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파고의 아버지…"새 AI 장치 출현 예견"

'알파고의 아버지'로 알려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MWC 2024에서 '우리의 AI 미래'라는 기조연설을 진행해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AI는 내 인생의 전부였다"며 "새로운 AI 기기 출현이 예견된다"고 밝혔다. 

허사비스가 만든 AI 알고리즘 '알파고'는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을 상대로 4대 1의 승리를 거둔 바 있으며, 1년 뒤 더 강해져 바둑 지존을 잇따라 물리치는 성적을 거뒀다. 허사비스는 당시 "알파고가 사회 최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을 돕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허사비스는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가진 AI인 범용인공지능(AGI)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확장 가능하고 강력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류는 이제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수년 안에 AI가 디자인한 새로운 약을 병원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AI폰'으로 출시된 '갤럭시 S24'의 구글 '서클 투 서치' 기능을 언급하며 "여러분은 지금 놀라운 전화기를 보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폼팩터(제품 외형)가 스마트폰에서 안경으로 진화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제품들이 개발될 것"이라며 새로운 폼팩터 등장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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