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2.28 14:39
28일 LG전자와 메타의 XR 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위해 만난 조주완(왼쪽부터)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LG CO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28일 LG전자와 메타의 XR 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위해 만난 조주완(왼쪽부터)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LG CO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만나 확장현실(XR) 및 인공지능(AI) 동맹 강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LG전자는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와 XR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는 저커버그 CEO의 아시아 시장 방문에 맞춰 전격 추진됐다. ㈜LG 권봉석 최고운영책임자(COO)와 LG전자 조주완 CEO,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LG 권COO는 메타와 다른 LG 계열사들간 협력 가능성을 고려해 함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양사의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에 이르기까지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조 CEO는 메타의 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 보는가 하면, 메타가 선보인 다양한 선행기술 시연을 관심 있게 살폈다. 특히 조 CEO는 메타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온디바이스 AI 관점에서 양사 시너지 창출 가능성도 논의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직속으로 XR 사업 조직을 신설했다. LG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 XR 조직을 두고 사업화를 검토해왔다. 

미국 플랫폼 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7일 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국 플랫폼 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7일 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LG전자는 XR 사업 추진에 있어 디바이스(제품)뿐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까지 균형 있게 갖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메타와의 협업도 이러한 차원에서 추진됐다.

LG전자는 TV 사업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생태계가 결합되면 XR 신사업의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도 메타의 다양한 핵심 요소 기술과 LG전자의 제품·품질 역량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주완 사장은 올해 1월 미국에서 개최된 CES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마트폰 공백을 어떻게 매워야 할 지 고민을 해왔는데 XR 사업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며 "다른 회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XR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이를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번 저커버그 CEO와의 만남에 앞서 "AI 사업에서 리더십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생각해왔던 AI 개발 방향과 메타가 생각하는 AI 방향성을 같이 맞춰보고 미래 협업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지난해 말 최신 MR 헤드셋인 '퀘스트3'를 출시했는데, 최근 애플이 MR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선보이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용자들은 애플의 MR 헤드셋이 메타 제품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어 메타에 위기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XR 시장은 2022년 293억달러에서 2026년 1000억달러로 연 평균 3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방한 기간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과 회동을 갖고 AI 반도체 분야의 협력은 물론 XR 사업에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아직 이재용 회장이 저커버그 CEO를 만나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메타는 최근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자체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AI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로부터 60만개의 H100급 AI 칩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엔비디아 AI 칩이 고가여서 자체적으로 AI 칩을 개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반도체 개발 조직 'AGI컴퓨팅랩'을 신설한 바 있어 양사는 AGI 반도체 개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014년 방한 때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이어 삼성전자의 수원 본사 및 화성 캠퍼스를 연달아 방문하는 등 삼성전자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저커버그 CEO는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27일 밤 아내인 프리실라 챈과 함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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