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4.03.02 08:00

환경론자 "인체에 축적돼 베타선으로 DNA손상" VS 과학자 "인체 축적 없어, 열흘이면 모두 배출"
이덕환 서강대 교수 "재앙적 피해 발생 않아 공포에 떨 필요 없어. 어설픈 괴담에 현혹되지 말아야"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보다 중성자가 2개 더 많아 원자핵이 불안정한 상태이기에 중성자 중 하나가 전자를 방출하여 양성자로 변화하고 그 결과 헬륨이 된다. 이때 베타선을 방출한다. (출처=도쿄전력 홈페이지)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보다 중성자가 2개 더 많아 원자핵이 불안정한 상태이기에 중성자 중 하나가 전자를 방출하여 양성자로 변화하고 그 결과 헬륨이 된다. 이때 베타선을 방출한다. (출처=도쿄전력 홈페이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오염수가 하루 최대 180톤이 발생하고 있다.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세슘 134·세슘 137, 스트론튬 90등의 방사성 핵종 물질이 포함돼 있다. 일본 도쿄 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를 통해 방사성 핵종을 처리하고, 처리수를 또 물로 희석해 바다로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알프스를 통과해도 삼중수소와 탄소 14는 걸러지지 않는다.

이 중 탄소-14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배출기준은 리터당 2000베크렐(Bq)인데 반해 희석 전 오염수에서검출되는 양은 리터당 최대 215베크렐, 평균 32.3베크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해수 희석을 거치면 농도가 이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삼중수소는 양자 1개, 전자 1개, 중성자 2개로 이뤄진 화학물질이다. 삼중수소는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베타선을 방출하면서 헬륨으로 바뀌는 '핵종 전환'이 일어난다.

도쿄전력은 삼중수소의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식수 기준의 7분의 1까지 낮춘뒤 방출하고 있다.  

오염수가 해양에 방출되면 바다에 삼중수소가 떠돌게 된다. 환경론자들은 삼중수소가 인체에 축적되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DNA에서 핵종 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가 변형되고 세포를 파괴해 각종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저하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삼중수소의 방사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12.3년인 만큼 탱크에 일정 기간 보관한 뒤 오염도가 줄었을 때 방류하는 대안도 제시했지만 일본 정부는 비용 등을 이유로 해양 방류를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삼중수소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세숨의 722분의 1에 불과하다. (출처=도쿄전력 홈페이지)
삼중수소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세숨의 722분의 1에 불과하다. (출처=도쿄전력 홈페이지)

하지만 과학자들의 주장은 반대다. 

삼중수소는 보통의 물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흘정도면 모두 빠져나간다는게 정설이디. 일반 원소와 동위원소의 화학적 성질은 모두 같다. 또 삼중수소의 인체 암 유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은 삼중수소 때문에 암에 걸린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통제 되지 않고 방출된 엄청난 방사능에도 우리나라 해역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현재 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 있는 방사성 핵종의 양은 2011년부터 2년간 태평양으로 흘러든 양의 0.1%에 불과하다. 때문에 30년 동안 진행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우리 해역이 오염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게 과학자들의 논리다. 

방류 후 삼중수소는 해류를 타고 북태평양 전체로 확산된다. 김경옥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4~5년 후부터 10년내 국내 해역 제주 남동쪽 100㎞ 지점에 미치는 영향은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0.001Bq)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를 반길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재앙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처럼 공포에 떨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일본 정부가 IAEA와 합의한 방류 절차를 확실하게 지켜서 이웃 국가를 안심시켜줘야만 한다"면서 "우리도 어설픈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괴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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