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4.02.28 14:00

동일본 대지진 때 쓰나미로 전력 끊겨 원자로 손상…연료봉 식히는 과정서 오염수 발생

후쿠시마 원전 전경 (사진=도쿄전력 홈페이지 캡처)
후쿠시마 원전 전경 (사진=도쿄전력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일본 도쿄전력이 28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4차 방류를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1∼3차 방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17일간 오염수 약 7800톤을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다. 앞서 후쿠시마 오염수 1차 방류는 지난해 8월 24일 시작됐고 3차 방류는 지난해 11월 20일 종료됐다. 

도쿄전력이 3차에 걸친 방류를 통해 처분한 오염수는 약 2만3351톤이며, 4차까지 총 3만1200톤의 오염수를 처분할 예정이다. 도쿄전력은 또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7차에 걸쳐 오염수 5만4600톤을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당 오염수 방류량은 이전과 같은 7800톤이다. 이렇게 오염수는 향후 30년간 바다에 버려지게 된다.

도쿄전력은 왜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려는 것일까. 

2011년 3월 3월 11일 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지진이 일본 동부 해안을 강타했다. 지진은 거대한 쓰나미를 동반하면서 순식간에 태평양 연안 마을들을 덮쳤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전기공급이 중단되면서 냉각수를 공급할 수 없게 되자 원자로 안에 있던 핵연료가 손상됐다. 

도쿄전력은 원자로 연료봉을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투입해 왔다. 또 지진으로 균열이 생긴 원자로 내부로 지하수가 흘러 들면서 핵연료와 접촉하여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오염수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매일 원전에서 100톤의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다.
지금까지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는 총 133만여 톤에 이른다. 현재 1000여개의 탱크에 오염수를 저장된 상태이며, 올림픽 수영장을 500개 넘게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도쿄전력은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할 새로운 시설을 지으려면 탱크가 차지한 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폐로 작업에서는 연료 파편을 빼내는 등 중요한 작업 단계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작업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추진하려면 연료 파편의 임시 보관 시설과 작업에 따라 발생하는 폐기물을 보관하는 시설을 짓기 위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탱크가 지어진 공간을 포함해 부지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오염수 처리 방법으로 해양 방류 안과 대기 방출, 그리고 두 가지를 병행하는 방식 등 3개 안을 고려했다.

경제산업성은 그중에서도 해양 방류가 가장 용이하다고 봤다. 대기 방출에 비해 희석하거나 확산하는 상황을 예측하기가 쉽고 감시 체제를 구축하기 쉽다는 것이 이유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전에도 해양 방류를 시행한 적이 있어, 도쿄전력이 관련 설비 설계와 운영을 확실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근거로 제시됐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진행하려 하는 것을 놓고 비용이 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탱크에 저장 중인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해도 원자로 안에 남겨진 뜨거운 핵연료 잔해를 식히려면 냉각수 투입을 멈출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방류 이후에도 수십만 톤의 오염수가 추가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염수 방류는 폐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오염수를 오래 보관하는데 따른 비용을 줄이려는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대기 방출은 해양 방류보다 돈이 더 많이 든다는 게 정설이다.

우선 지상에 저장소를 확보해야 한다. 대기 방출을 하려면 고온에서 오염수를 증발시켜야 하는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수 처리 문제를 다루는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대책위원회에서는 2016년 기준으로 34억엔이면 오염수를 바다에 처리하는 일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소요 기간은 약 7년 4개월으로 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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