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4.03.07 18:25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이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이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배터리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과 업계 2위인 삼성SDI가 차세대 배터리 사업 전략을 저마다 발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의 일환으로 개최된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향후 사업 계획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리튬황 전지, 2030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알렸다. 또한 차기 주류제품으로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를 내세웠다.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제품을 개발해 2030년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양산,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를 낸다. 더불어 2026년 초급속 충전 배터리, 2029년 초장 수명 배터리를 각각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전시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전시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삼성SDI, 전고체·초급속·초장수명 '3각 승부수'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프로토 샘플을 지난해 12월부터 3곳의 OEM 업체가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자신했다.

고 부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완성차 업체와 A샘플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해 2027년부터 양산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현재 양산 라인을 어느 정도의 규모로 구축해야 하는지 다수의 OEM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부사장은 "우리 회사는 전고체 배터리를 'ASP(올 솔리드 배터리)'로 명명했다"며 "현재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P5)와 비교하면 약 40% 에너지 밀도가 향상됐고 900Wh/ℓ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ASB의 프로토 샘플 크기는 20Ah로, 양산은 90Ah 이상의 제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형화가 아주 중요한 숙제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초급속 충전 배터리와 초장 수명 배터리의 양산 목표도 알렸다.

고 부사장은 "2026년에 9분 만에 충전되는 초급속 충전 배터리를 선보이고, 2027년에 수명 16년, 2029년에 수명 20년의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이런 일정은 완성차 업체의 요구사항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기술 격차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삼성SDI는 하이니켈에서 LFP(리튬인산철)로 개발을 진행해 LFP 배터리에 대한 기술적 어려움이 없지만, 중국 업체들은 LFP에서 하이니켈로 개발이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업체들은 LFP 배터리는 다소 늦었지만, 기술은 다 준비되어 있고 양산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숙제만 남아있다"며 "곧 양산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가 7일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CTO가 7일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전고체 배터리 양산은 '2030년'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는 이날 "차세대 제품으로 2027년 리튬황 전지를 선보이고, 2030년에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고체 배터리는 양산 시점이 경쟁사보다 뒤질 수 있다. 하지만 전날 밝혔던 것처럼 전고체 배터리는 난이도가 높은 만큼 제대로 된 연구를 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전고체 전해질의 핵심은 이종의 고체 간 리튬이온 전달을 어떻게 저항을 줄이면서 하는가에 달렸다"며 "이를 연구하기 위해 미국·유럽 등 국내외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46사이즈 배터리에 대해 양산을 준비 중으로, 조만간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며 "46사이즈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이 있으며 높은 장벽의 산업 분야에 유리하다. 준비를 잘해서 제대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차기 주류 제품(메인스트림)으로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를 꼽았다. 김 전무는 "고전압 미드니켈의 전압을 4.35V에서 4.4V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이미 연구실 검증을 끝내고 파일럿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급속충전 기술에 대해서는 "배터리 충전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 밀도를 손해 보지 않는 것"이라며 "20~30분의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500~600㎞의 차량이 경쟁력이 있고 안정성에도 이슈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앞으로 30년간 중국을 비롯해 경쟁자들의 도전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3개 배터리 업체가 힘을 합쳐야 하고, 배터리 소재 업체가 가는 길을 잘 열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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