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4.03.25 09:50

장·차남 측 40.57% 지분 확보, 모녀측은 35% 불과…국민연금·기타주주가 경영권 향배 결정할 듯

(사진제공=한미그룹)
(사진제공=한미그룹)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 향방을 가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그룹 창업자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현재 한미약품 창업자 고 임성기 회장 일가는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모녀와 이에 반대한 형제가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이다.

25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의견을 내면서 현재까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5곳 가운데 3곳이 한미사이언스에 손을 들어줬다.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후보 주총 안건에 모두 찬성하고, 임종윤 한미약품사장 측 주주제안에는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도 한미측 후보 6명 전원 찬성, 형제 측 5명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약 3000명이 모인 한미 사우회도 보유 주식 23만여 주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통합 찬성'으로 결의했다. 한미 사우회는 "한미가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불려온 신동국 회장은 그간 중립 의견을 유지해오다 지난 23일 장·차남 임종윤, 임종훈 사장의 주주제안에 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지난 23일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의 편에 선다는 공식 입장문을 냈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고교 후배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통합을 추진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측은 신 회장에게 사과했다.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장·차남 측 지분율은 28.42%에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장·차남 측 지분율은 40.57%에 달한다. 송 회장 모녀 측 지분율은 35%다. 남은 것은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16.77%)와 국민연금(7.66%) 등이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 등을 참고해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오는 28일 주주총회까지 어느 쪽이든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한미사이언스 측 관계자는 "신동국 회장이 임종윤측 지지를 선언했지만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부분 회사측 안건에 찬성하고 있다"며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은 경영권 분쟁의 승자가 누구인지보다는, 어느 쪽이 주주가치 제고에 더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향배를 결정할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는 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다. 주총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측과 임종윤·종훈 사장 측이 주주 제안한 신규 이사 선임안이 오른다. 양측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6인이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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