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4.03.26 11:16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후계자 지목

한미약품 본사. (사진제공=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본사. (사진제공=한미사이언스)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둘러싼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법원이 통합에 찬성하는 모녀 측의 손을 들어줬다.

26일 수원지법 제31민사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에 2400억원 상당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 임종훈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주식회사가 자본시장의 여건에 따라 필요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하는 것은 경영 효율성 및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제3자배정 방식의 신주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결정을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의 경영권 또는 지배권 강화 목적이 의심되기는 하나, 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투자 회사 물색 등 장기간에 걸쳐 검토한 바 있고, 절차적으로 부합된 신주발행 방식이라면 이사회의 경영 판단은 존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간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신주발행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측은 경쟁사보다 현저히 낮은 유동비율, 당좌비율 등에 따라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태라고 반박해왔다.

한편, 이날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후계자로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을 지목했다.

송 회장은 “‘송영숙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난다’고 했던 임성기의 이름으로, 임주현을 한미그룹의 적통이자 임성기의 뜻을 이을 승계자로 지목한다”고 밝혔다.

이우현(왼쪽)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OCI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이우현(왼쪽) OCI홀딩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열린 OCI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이처럼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그룹 통합과 관련해 찬성과 반대로 나뉜 가운데, 오는 28일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과 가족, 재단 등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5.01%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과 가족 등이 보유한 지분은 28.41%다. 이런 가운데 12.15% 지분을 갖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우호 지분율은 모녀 측 35.01%, 형제 측 40.57%로 뒤집힌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7.66%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할지가 주목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6일 오후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놓고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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