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03.25 13:44

"2000명 증원 시 교육 못 한다…논의할 가치 없어"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입학 증원과 정원 배정 철회가 없는 한 이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며 "정부의 철회 의사 혹은 검토 의사가 있다면 국민 앞에서 모든 현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철회를 촉구하며 "정부가 발표한 2000명 증원은 현재 의대에서 수용 가능하지 않고, 교육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입학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확대된 충북대 의대를 예로 들어 "4배가 늘어나는데 현재 시설이나 교육여건에 전혀 맞지 않는다"며 "올바른 교육을 받을 기회도 없고, 적절한 수련을 받을 기회가 박탈되는 상황은 협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충북대 병원의 현재 병상 수는 820병상이고, 내과 입원환자가 350명 정도이며, 내과 전공의는 한 년차에 6명씩 18명이 있다"며 "대한내과학회의 수련 기준에는 전공의 1명당 내과입원환자를 20~25명 봐야 한다. 18명에 딱 맞는 수준으로 200명이 입학하면 전공의가 3배는 늘어나 입원환자를 5~6명밖에 못 봐 내과 수련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인구 여건상 환자가 방문할 수가 없다"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서류상으로 만들어낸 숫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원 자체는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의대 교육 여건이나 의사 수 추계가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 증명되는 상황에서 숫자가 발표되는 게 합당한 절차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백지화가 '0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학적 사실과 정확한 추계, 현재 의대의 교육여건과 전공의 수련 여건을 잘 반영한 결과가 나오면 누구나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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