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6.12.23 14:49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조순제 씨가 강재섭 당 대표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진정서.

[뉴스웍스=김벼리기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순제 씨의 녹취록을 다시 언급하며 “(녹취록) 대부분의 얘기가 19금”이라고 말해 화제다. 이 녹취록에는 최태민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가 담겨있다.

이후 포털에서는 ‘조순제 녹취록’이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해당 내용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이와 맞물려 조씨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조씨는 최태민 씨의 의붓아들이다. 최태민 씨의 마지막이자 다섯 번째 부인인 임선이 씨가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와 임씨는 최근 ‘국정농단’ 사태의 한가운데에 있는 최순실 씨의 부모다. 따라서 조씨는 최순실 씨의 의붓오빠이기도 하다.

최태민 씨는 공식적으로 아들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조씨는 의붓아들임에도 최씨로부터 신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조씨가 구국봉사단, 영남대학교, 육영재단 등을 사실상 도맡아 관리했다는 후문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조씨는 최태민 씨에게 반감이 있었으며 이를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녹취록에서 그는 최태민 씨를 “최”라고 지칭했으며, 최태민 씨는 원래 ‘엉망진창’이었으나 임씨를 만나서야 인간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최태민 씨가 후계자로 최순실 씨를 내세운 뒤 조씨가 권력을 점차 잃었고, 그 결과 최태민 씨에게 반감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그가 처음 언론에 노출된 것은 지난 1993년. 당시 ‘한겨레’는 교육부의 ‘사립대 부정입학’ 명단에서 최씨를 발견, 이를 보도했다.

그 후 세상에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조씨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며 정체를 본격 드러낸다.

문제의 발단은 ‘영남대학교 비리 사건’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영남대 이사장이기도 했는데 사건이 터지면서 조씨와 박근혜 당시 이사장의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980년대 조씨가 당시 영남대 이사였던 박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활동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조순제씨가 제 비서 출신도 전혀 아니고 조순제씨는 유족도 모른다고 했었다”고 발뺌했다.

이에 격분한 조씨는 당시 강재섭 당 대표에게 박 대통령이 위증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한다. 또한 조씨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박근혜는 대통령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어떤 언론도 이를 다루지 않았다.

이후 그는 스스로 ‘조순제 녹취록’을 남겼다. 정 전 의원은 “이 분이 화가 나서 그랬는지 자기가 원해서 스스로 녹취를 남겼다. 그게 '조순제 녹취록'이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2007년 12월 20일 사망했다. 18대 대통령 선거 다음날이자 녹취록 작성 1년 뒤다. 그로부터 만 9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이름은 하루종일 포털사이트의 실시간검색어  톱랭크에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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