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벼리기자
  • 입력 2017.01.27 08:38

[뉴스웍스=김벼리기자] 모든 ‘혁명’이 그렇지만 특히 4차 산업혁명은 파괴적인 변화 및 혁신의 움직임 그 자체다. 달리 말해 4차 산업혁명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야말로 핵심 원동력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미 몸집이 커질 대로 커져버려 ‘잃을 것이 많은’ 대기업들에게 4차 산업혁명은 ‘쥐약’이 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낮은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에게 4차 산업혁명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 중소기업 CEO 절반 ”4차 산업혁명 전혀 몰라“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이런 방향성과 동떨어져있다. 중소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커녕, 이에 대한 인식조차 미흡한 상황이다.

지난 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00개 제조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중소기업인식 및 대응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5명(52.3%)이 "(4차 산업명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그나마 "들어만 봤다"는 응답도 36.3%에 그쳤으며, "내용을 알고 있다"는 11.4%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준비·대응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못하고 있다"가 93.7%였다. "철저히 준비·대응하고 있다"는 0.3%뿐이었다.

이런 미미한 인식 및 대응과는 달리 중소기업 CEO들은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염려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변화 속도에 제조업이 적응 못할 경우 중소기업 제조업이 경쟁력 위기를 맞을 시점을 묻는 질문에 10곳 중 9곳이 ‘10년’ 내라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중소기업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바람직한 정부 정책방향’을 묻는 질문에 55.3%가 '중소기업이 참여 가능한 방향으로 개편'을 주문했다.

◆ 정부 주도하에 중소기업 육성, 4차 산업혁명 대비해야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가는 선도국에서는 중소기업 육성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11년 `미국 창업 계획(Startup America Initiative)`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펼쳐왔다. 10억 달러를 재원으로 스타트업에게 창업자금 지원, 창업가정신 교육, 창업 장애 요인 제거, 대기업과의 협력 강화 등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그로부터 5년 뒤 지난 2015년 미국 주요 600개 스타트업의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은 16.8%로 나타났다. ‘S&P 500’에 이름을 올린 세계 대기업 7.1%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스마트제조 응원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의 도입과 관련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oT, 로봇 등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모르는 경우가 다수이다.

또한 경제산업성은 로봇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로봇도입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다. 로봇산업의 중소 수요업체와 중소 공급업체를 동시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에 로봇을 활용하고 있지 않은 중소기업·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로봇 도입 비용의 3분의 2를 보조하고 로봇설비 도입 비용에 세액공제 혜택 등을 주고 있다. 또한 로봇 제조업체에는 보급형 서비스용 로봇 개발·제조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산업지원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경제구조가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제조업도 스마트 공장 도입 등을 통해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고, 중소기업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응전략 마련과 창의적 인재 양성, 신산업 육성을 위한 법률 정비 및 규제 혁신 등 선제적 뒷받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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