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재아기자
  • 입력 2017.05.01 10:21

[뉴스웍스=이재아기자] 종합광고대행사 오리콤이 1일 창립 50년을 맞았다. 오리콤의 반백년은 우리나라 광고대행업의 역사가 50년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더욱 뜻 깊다. 특히 주요 광고회사들이 외국계 자본인 점을 생각하면 순수 국내 회사가 자기 자본으로 핵심가치와 역량을 지켜가며 50년을 맞는다는 것은 광고사에 큰 이정표다.

오리콤의 출발은 1967년 뉴스통신사 합동통신 광고기획실에서 시작됐다. 박두병 당시 합동통신사 사장은 "외국 광고회사가 오기 전 우리 손으로 광고대행업의 토대를 닦아보자"며 1967년 광고기획실을 만든 것이 효시다.

다른 기업의 광고를 대행하던 합동통신 광고기획실은 1979년 7월 '오리콤'으로 간판을 바꿔 단다. 이후 수많은 광고인과 히트작을 배출하며 업계를 대표하는 광고대행사로 성장했다. '광고사관학교', '한국광고의 역사'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그룹물량이 적은 관계로 후발주자인 제일기획 등에 업계 순위에서 뒤처지기는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리콤의 역사와 성장잠재력에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오리콤은 광고전문서적인 오리콤 광고신서를 발행하고 국내 최초로 해외광고제에 입상하는 등 광고업의 선진화에 기여했다.

히트작도 무수히 많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에이스침대),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유한킴벌리), '닦지말고 씻으세요'(웅진룰루비데) 카피 제작으로 광고업계의 신선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1990년대 후반 맥주 광고 '랄랄라, 라거 주세요'도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이 광고는 온 국민을 춤추게 한 '랄랄라' 열풍을 만들어냈다. 당시 모델로 출연한 배우 박중훈은 훗날 "내 인생의 광고"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누가 나이키를 신는가', '난 느껴요, 코카콜라' 등 수많은 광고를 만들어내며 역시 오리콤이라는 명성을 이어갔다.

현재 오리콤은 취급액 기준 업계 6위다. 하지만 오리콤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 박서원 빅앤트 대표가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 CCO로 합류하면서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이런쨈병', '추자삼춘네', '배민의류패션쇼'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한화그룹 계열 광고회사 ‘한컴’ 인수에 앞장서기도 했다.

오리콤은 창립 반세기를 맞아 통합마케팅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콘텐츠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4차산업 혁명 시대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BIC본부(통합전략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전문가 육성,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등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마련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50년간 수많은 성공 캠페인과 광고 인재를 배출하며, 축구로 비교하면 유럽 전통 명문구단과 같은 오리콤이 향후 50년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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