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네
광주형 일자리,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네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8.11.18 06: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가들 "기존 공장과 다르지 않다면 투자 안하는 것이 낫다"
광주시·현대차, 노동조건 싸고 협상 진전없어...18일까지 재논의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6일 오전 울산공장 노조사무실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경보기자)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6일 오전 울산공장 노조사무실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박경보기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가 결국 데드라인을 넘기며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협상 당시 현대차는 노동시간 주 44시간에 연봉 3500만원을 요구한 반면 광주광역시는 노동계 주장인 주 40시간을 내세우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와 광주시의 협상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가운데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 모두에 타격을 입히는 ‘헛발질’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현대차는 국회 예산심의 마지막날이었던 지난 15일 광주형 일자리 관련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당초 설정했던 데드라인을 넘겼지만 양측은 18일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양측은 노동시간 등 핵심쟁점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앞으로의 협상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광주시는 일단 지역 노동계인 한국노총 광주본부와는 큰틀에서 합의했지만 투자자인 현대차와는 협상 초기부터 노동시간과 적정임금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가 길을 잃고 표류하는 이유는 노사 모두 득보다 실이 많아서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협상과정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투자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날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광주시가 지역노동계의 입장을 대거 반영한 협상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현대차로선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며 “광주형 일자리가 울산 등 기존 공장하고 같다면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기초협약서에 있었던 향후 5년간 단체교섭 불가 등 조항이 협상과정에서 틀어지고 있어 현대차가 난색을 표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광주형 일자리는 소형차를 생산하게 되기 때문에 생산단가를 최대한 낮춰야한다”며 “광주형 일자리로 노조 리스크만 높이게 된다면 현대차는 차라리 투자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국내 자동차 산업이 어려운데 과연 신규투자가 가능하냐는 문제가 있다”며 “국내 자동차시장의 남는 물량이 60만대에 이르는데 광주형 일자리가 더해지면 70만대로 늘어난다”고 우려했다. 이어 “광주형일자리에서 생산할 경차로 한정하면 국내 공장들은 4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지만 수요는 13만대 수준”이라며 “이미 울산공장에서 경형SUV를 생산하기로 한 상황에서 광주형일자리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설비 증설이 아닌 양극화 문제부터 풀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GM의 경우 위기가 닥치자 근로자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이중 임금제를 도입했다”며 “우리도 노사간 대타협을 통해 완성차와 협력사간 임금격차를 줄이고 부품을 만드는 협력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회사는 물론 노동자 입장에서도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권을 침해받는 ‘나쁜 일자리’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어 임금과 각종 노동조건의 악화를 막을 보호장치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경근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은 “광주형 일자리는 기업의 입맛대로 생산현장을 재편하는 것이 상시적으로 가능하다”며 “광주형 일자리에서 내세운 산단노조 설립과 노사민정 거버넌스 등의 공통점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3권을 부정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동권을 부정하고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는 노동조건의 상한선만 있고 하한선은 없는 일자리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기본적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을 개선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만 햐향화 시키는데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newsworks.co.kr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뉴스웍스
  • 서울특별시 중구 마른내로 140 서울인쇄정보빌딩 4층
  • 대표전화 : 02-2279-8700
  • 팩스 : 02-2279-7733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진갑
  • 고충처리인 : 최승욱
  • 법인명 : 뉴스웍스
  • 뉴스통신사업자 등록번호 : 서울, 아04459
  • 등록일 : 2007-07-26
  • 발행일 : 2007-07-26
  • 신문사업·인터넷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아04459
  • 등록일 : 2017년 4월 17일
  • 회장 : 이종승
  • 발행·편집인 : 고진갑
  • 편집국장 : 최승욱
  • 뉴스웍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뉴스웍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work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