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1.24 06:00

중대형 고급차종에 어울리지 않아 디자인가치 훼손

기아차는 현대차그룹에 합병됐지만 독자적인 디자인 철학을 구축해 왔다. 현대차와 동일 플랫폼을 이용하지만 겉으로는 전혀 다른 색깔과 특성을 유지한 것이다. 기아차의 색깔을 확실히 나타내면서 운전성능 또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같은 뿌리에 다른 시스템이 구현되는 차종으로 성장했다.
 

특히 기아차의 카니발과 쏘렌토는 동급 차종에서 경쟁이 없는 최고의 차종으로 군림하고 있다. 카니발 리무진은 연예인들이 애호하는 차종으로 성장하면서 기존의 익스플로러 밴이나 스타크레프트 밴을 대체하는 차종이 됐다. 쏘렌토는 중형급 SUV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스팅어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주행성능으로 기아차의 가능성을 크게 높인 차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아차의 색깔이 흐려지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결여되고 현대차와 차별화되지 않는 것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최근에는 연비와 가격, 옵션 외에도 디자인이 차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디자인 정체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엠블렘과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이라고 할 수 있다. 

기아차의 경우 엠블렘은 이전과 같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차종에 구분 없이 주로 타원형에 KIA라는 고딕체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아름답고 차종에 잘 어울려야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최근 출시되는 차종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 때문인지 사제 엠블렘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세련된 엠블렘을 여러종 개발해 차종에 따라 어울리는 몇 가지 엠블렘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또 호랑이 얼굴을 형상화한 전면 패밀리 룩도 문제다. 기아차의 패밀리룩은 타원형의 기본 모양에 중간 위 아래에 일부 튀어 나오게 만든 형상이다. 하지만 기아차의 색깔을 내기 위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패밀리 룩 모양이 다양한 차종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아쉽다. 특히 기아차의 패밀리 룩이 균형 잡힌 디자인과 고급스런 이미지인 K9 등에 맞지 않는 모습이다. 
 
이제 기아차는 미래의 다양성과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과감하게 디자인 혁신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엠블렘과 패밀리룩을 차종마다 최적화해 다양성을 키우자는 것이다. 새로 개발한 중대형 차종에 새롭게 개발한 엠블렘과 라디에이터 그릴을 사용하면 구매 욕구를 올리고 충성 고객을 늘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여기에 기아차만의 독창적인 알루미늄 휠을 추가한다면 훨씬 세련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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