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전기차 확대 막는 한전의 전기차 충전기 기본요금 부과
[김필수 칼럼] 전기차 확대 막는 한전의 전기차 충전기 기본요금 부과
  • 왕진화 기자
  • 승인 2020.02.1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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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작년 말 가장 관심을 끌었던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전기차 충전기 요금 현실화다. 수년 간 전기차 충전요금에 대한 할인제도가 일몰되면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에서 충전요금을 현실화하겠다며 올해 초부터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각처에서 제기되었고 결국 한전은 6개월 유예를 거쳐 단계적 요금 상승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한전의 전기비 인상 얘기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탈원전 발표 이후 전기생산비용 상승으로 누적적자가 커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각종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물론 탈원전 정책에 대한 책임유무는 다음 정권에서 따질 것이지만 실제로 탈원전 정책 보다는 '약원전' 이라는 정책으로 확실한 대안과 더불어 진행하였다면 지금과 같은 큰 문제는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전기차 상승은 불 보듯 뻔하지만 직접적인 전기비 상승은 대국민 차원에서 부담은 크고 다른 산업 분야까지의 연쇄 상승효과를 고려하면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전기차 활성화를 위한 충전기 인프라 구성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요소라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은 미래 먹거리 측면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움직임이 가일층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전기차 구입에서 가장 꺼려하는 이유가 바로 주변에 산재한 충전기의 용이성을 이유로 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전기차용 충전기 활성화가 전기차 보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만큼 환경부 등 주무부처에서는 가장 신경을 쓰는 요소일 것이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 질적인 측면은 아니지만 양적인 팽창으로 전국적으로 1만4000기 정도의 공공용 충전기가 설치됐다.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 항상 이용하기 편한 지역이 아닌 사용하지도 않는 지역에 충전기 설치를 한 경우도 많고 보조금을 타기 위한 이유로 관련 충전기 사업체가 무분별하게 설치한 경우도 많다. 일단 양적인 팽창 전략은 통했다. 이제 할 일은 질적인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올해도 전기차만 6만대 이상 보급될 예정이기에 이에 따른 충전기 설치도 당연히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충전기 설치를 독려하는 마당에 한전에서 충전기용 전기비를 올리고 충전기당 기본 요금을 받겠다고 하여 정부의 활성화 정책과 역행하는 부분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필자가 보기에도 공공용 급속충전기 요금은 현실화에 맞추어 올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급속충전기의 목적은 비상용과 연계용이 목적인 만큼 일반인들이 일반적으로 충전하는 방법은 심야용 완속 충전을 주로 이용하는 게 보편적일 것이다. 하루 중 여유 있는 잉여전력을 사용할 수 있게 소비자를 이끄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본의 경우도 하루 중 가장 비싼 전기비와 저렴한 전기비가 20배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당연히 저렴한 시간대에 충전기를 찾는다고 한다.

여기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문제는 바로 기본 요금이라 할 수 있다. 기본 요금은 전기설비를 확장하면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초 비용이어서 기본적으로 부과시키는 비용이라 할 수 있으나 충전기의 경우는 완전히 다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환경부에서는 보조금을 주면서 수년 이상을 충전기 설치에 사활을 걸었는데 막상 이제 와서 설치된 충전기의 허용 용량에 따라 기본 요금을 내라고 하니 황당할 수 밖에 없다. 민간 기업도 비용분담을 하고 미래를 위해 전력을 기울여 그동안 충전기 설치를 했는데 이제 와서 일종의 통행세를 내야 한다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7㎾당 2만원 정도이니 민간 충전기 기업은 사용하지도 않는 충전기 비용으로 많게는 매달 수억 원 이상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전에서는 이에 대한 비난을 피하고자 6개월을 유예하고 하반기부터 우선 반액으로 감하겠다고 했다. 과반이어도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쪽에서는 설치하라고 비용을 주면서 한쪽에서는 통행세를 내라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더욱이 아파트의 경우 이미 기본 요금이 부과된 인입 전기용량을 다시 나누어 이동용 충전기를 설치하는 경우는 기본 요금 부과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과하는 것은 이중 부과라 할 수 있어 더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직접 B2C에 진출한 한전은 직접 충전기 설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론적으로 한전은 공공기관인 만큼 직접 민간 비즈니스 모델에 관여하기 보다는 인프라 구축 등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한 만큼 진입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다. 환경부도 직접 설치한 충전기가 있는 만큼 당연히 기본 요금을 앞으로 부담하여야 하나 이 문제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자신들이 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면 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과 충전기 인프라 사업 등은 무엇보다 민간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다. 국민의 돈으로 언제까지 보조금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원도 한계가 큰 만큼 내연기관차와 치열하게 싸워서 독자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요소는 결국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상기와 같은 기본 요금 부과로 민간 충전기 사업체는 망하기 직전이다. 충전기 후발 주자는 이번이 기회로 판단하여 한전의 편을 들기도 한다. 지금 설치된 자사의 충전기가 없는 만큼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선두급 민간 충전기 사업체가 망하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결국 이 상황으로는 모두가 공멸하는 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

필자는 공공적인 측면이나 미래의 민간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현재 한전이 진행하고 있는 기본 요금 부과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정책이라 확신한다. 결국 망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갈구하던 민간 비즈니스 모델만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사용하지도 않는 충전기에 대한 비용 부과는 있어서도 안되며 그런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기본 요금 부과 정책은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

대통령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미래를 버리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이 시간에도 힘들게 설치한 충전기 시설이 당장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여 해당 기업은 기본 요금을 줄이기 위해 시설 철거를 하고 있다. 더 이상 우스운 국가가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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