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2.03 06:00

짜장면 2900원, 오뎅탕 3900원…싸고 양 많고 맛 있는 메뉴 인기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갓(GOD)성비’. 가성비가 매우 좋다는 의미로, 2030세대 사이에서 종종 쓰이는 말이다. 이처럼 20~30대 소비자들은 요즘 가성비를 넘어 갓(GOD)성비를 중요시한다.

최저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외식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 인상을 시행했다. 대형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와 커피 전문점 브랜드를 시작으로, 배턴을 이어받은 우유 등 식품업계에서도 올해 초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서민 물가엔 빨간 불이 켜졌다.

(사진=착한쭝식 홈페이지)
(사진=착한쭝식 홈페이지)

◆ 싸고, 양 많고, 좋은 질 갓(GOD)성비가 끌린다

요즘 같은 때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야는 당연히 ‘외식’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불필요한 외식을 줄여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 심리가 작용하는 것.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주머니가 얇은 2030소비자들은 메뉴를 선택할 때 가성비, 가심비 등을 따져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내외적 모임이 많은 연 초에 무조건 외식을 피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때문에 이들은 기왕이면 좋은 질에 싸고, 양 많은 갓(GOD)성비 있는 곳에서의 외식을 선호하고 있다.

먼저, 수많은 외식 메뉴 중 서민들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음식은 단연 ‘짜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울 광화문과 인천 곳곳에 위치한 중식 프랜차이즈 ‘착한쭝식’에서는 짜장면 한 그릇을 2900원에 먹을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탕수육·양장피 등 요리류를 이곳에서는 전 메뉴 9900원에 제공한다. 일반 중식당에서는 평균 2만원~2만5000원 정도 하는데, 2분의 1이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값이 싸다고 맛이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할 수 있다. 이에 착한쭝식은 “고급 중국집 8000원짜리 짜장면보다 높은 퀄리티를 통해 착한 가격과 착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포차갓성비 홈페이지)
(사진=포차갓성비 홈페이지)

◆ 3900원에 안주...가성비 끝판왕 ‘실내포차’

담벼락 포차에 앉아서 맛있는 안주와 함께 친구와 소주 한 잔 기울이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 시절의 분위기와 저렴한 가격의 메뉴를 제공하는 실내포차도 있다. 최근 가벼운 음주문화가 형성되면서 퇴근 후 부담 없이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이러한 실내포차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주말 미아사거리에 있는 프랜차이즈 실내포차 ‘포차갓성비’에서 만난 대학생 이 모(23)씨는 “요즘 술집에 가면 안주의 질은 떨어지고, 양은 적은데 지속적으로 가격이 올랐다”면서 “이곳은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안주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포차갓성비는 술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대표 안주인 오뎅탕을 3900원, 스팸후라이가 5900원, 오돌뼈주먹밥을 8900원에 제공하는 등 다른 술집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수많은 술집 중에서 왜 이곳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직장인 안 모(31)씨는 “일반 술집에서는 평균 1만5000원에서 2만원 사이에 이 메뉴들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하며 “이곳은 퇴근 후 동료들과 가볍게 소주 한 잔 하면서 먹고 싶은 안주를 다 시켜서 먹는데도 3만원을 넘지 않는 착한 가격”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질도 좋은 갓(GOD)성비를 더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드래곤신티 인 스타일 (사진=서울드래곤시티)
서울드래곤시티 인 스타일 (사진=서울드래곤시티)

◆ 젊은 ‘여성’을 위한 호텔업계 갓(GOD)성비 이벤트 

SNS에 화려한 사진을 올려 인증하는 것을 즐기는 젊은층을 공략해 호텔 레스토랑에서도 갓(GOD)성비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내놨다.

서울 용산구 특급호텔인 서울드래곤시티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푸드 익스체인지’는 매주 화요일 점심 뷔페를 이용하는 모든 여성 고객에게 3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마이 레이디스 런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 레이디스를 이용하면 1인 기준 세금 포함 5만원으로 뷔페를 즐길 수 있다. 푸드 익스체인지는 프라이빗 룸을 갖추고 있어 새해를 맞아 특별한 모임을 계획하고 있는 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인 스타일’도 평일 점심에 방문하는 여성 고객에게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레이디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한식 및 아시아 음식을 기본으로 한 40여 종의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며 1인 기준 세금 포함 3만8500원에 가성비 높은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인 스타일은 키즈룸을 갖추고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엄마들이 모임을 갖기에 제격이다.

용산구 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도 있다. 푸드 익스체인지는 용산구 내 직장인을 대상으로 평일 점심 30% 할인을 제공하는 ‘컴퍼니 용산!’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주소가 기재된 명함을 지참하면, 1인 기준 세금 포함 5만2500원에 뷔페를 즐길 수 있다.

가격이 '좀 나간다'고 알려진 서울 신라호텔의 '더 파크뷰'의 점심 식사 가격이 성인 1인 10만8000원인 것과 비교해 보면, 이곳에서는 호텔의 '세련됨'과 좋은 퀄리티의 음식을 절반 정도 되는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최근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가 정한 기준이 아닌 내 안의 기준을 세우고 따르는 이른바 '마이싸이더'의 소비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젊은층은 팍팍한 지갑 사정과 경제 사정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만족감'을 위해 가치 있게 소비하고자 하기 때문에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경제 사정이 어려울 때 가성비를 넘은 갓(GOD)성비가 대세다. 꽁꽁 언 소비자들의 지갑은 싸고, 음식 양이 많고, 질 좋은 갓(GOD)성비 앞에서 눈 녹듯 열리며 위축된 소비 심리는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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