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르노그룹, 차라리 국내에 신차 물량 배정하지 마라
[김필수 칼럼] 르노그룹, 차라리 국내에 신차 물량 배정하지 마라
  • 왕진화 기자
  • 승인 2019.03.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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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노조 '회사는 망해도 노조는 영원하다'는 착각에서 탈피해야
(<b>김필수</b>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르노삼성차의 노사협상이 결국 결렬됐다. 노조는 11일 부분 파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미 르노그룹에서 마지노선이라 언급했던 8일이 지나면서 최악으로 가는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르노삼성차가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매출이 제일 안 되는 상황인 만큼, 노조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부정적인 가중치를 더욱 크게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노조가 언급하는 연봉이나 근로환경 개선 등은 회사가 잘 나가는 시기에 주장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현 상황에서는 금기해야할 상식적인 상황이다. 그만큼 르노삼성차는 최근 악조건이 누적되고 있다. 새로운 물량이나 신차 등 소비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상태이며, 그동안 버텨왔던 수입 완성차 판매방식의 OEM수입차의 경우도 좋은 물량이 없다. 이래저래 고민이 누적되고 있으며 스페인에서 국내 부산공장으로 시설을 이전시켜 국내 생산하는 초소형차인 트위지도 전체 매출을 좌우하는 물량으로 크게 부족하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연간 20여만 대 중 10만대에 해당하는 닛산 로그 물량을 국내 생산해 전량 수출하는 수출 자동차 메이커로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만약 이 물량이 영향을 받는다면 부산공장은 과반만 생산하면서 잉여시설은 점차 늘어나고, 결국 구조조정의 칼날이 기다리게 된다. 이미 폐쇄된 한국GM의 군산공장의 경우도 생산량의 80%, 50%의 생산을 거쳐 30%까지 줄어들면서 폐쇄 절차를 밟은 과정과 같이 유사한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설 대비 국내 판매비율이 급격하게 줄면서 더 이상 국내에서 생산할 물량이 거의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결국 고정비 감소를 위한 인적 자원의 축소는 당연한 과정일 수밖에 없다.

노사협상의 결렬도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미 6개월 이상 협상을 진행하면서 복지나 연봉 등의 문제가 아닌 금속노조에서 진행하는 관행인 경영인사상의 문제까지 조건으로 내걸면서 협상을 실패한 만큼, 더 이상 사측에서도 협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기아차 노조 등의 경우도 경영인사상의 조건이 발목을 잡으면서 더 이상 국내는 생산시설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해외 이전으로의 흐름은 당연한 과정이 됐다.

국내 자동차 산업 상황이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물리면서 르노삼성차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노사 결렬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노조의 요구라 할 수 있다. 노조는 경영인사상의 요구는 과도한 조건인 만큼 복지나 근로조건 등에 초점을 맞춰 노사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노동법은 경직되어 있고 유연성이 떨어져 매력적인 노동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만큼 고비용은 어쩔 수 없어도 고효율화나 고수익 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경영인사상의 요구는 영역 밖의 일인 만큼 노조가 절대로 개입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국내는 이미 경직 정도를 넘어 아예 협상조차 되지 않아 연례적으로 노조파업이 일상화되었으며, 더 이상 국내 자동차 생산시설 확대는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으로 변했다. 해외에서 보는 강성노조의 이미지도 최악으로 간주되고 있을 정도다.

르노삼성차의 위기는 이제 본격화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엄포성의 신차 물량 억제가 아닌 실질적인 조치가 가해질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르노 본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악조건의 부산공장에 신차 로그 물량을 주기보다는 일본공장이나 기타 타국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며 굳이 부산공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특히 관련 하청 부품공장의 경우는 그 파급이 내려갈수록 심각하고 충격을 견디지 못하는 만큼 부도 등 일파만파로 번지는 특성이 있다. 본사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면 다른 지역에 배정하면 끝이지만 해당 국가의 경우는 심각해지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르노그룹의 글로벌 공장에서 최상위급으로 인정되어 지난 2014년 닛산 로그의 부산공장 생산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전 회장인 곤 회장의 결단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렇치 않아도 르노와 닛산의 주도권 다툼이 언급될 정도로 상황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잘 해도 유치가 될까 의심되는 상황이어서 매우 부정적인 신호를 르노본사에 지속적으로 주고 있다. 여기에 조만간 결정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대상에서 한국의 포함 여부가 촉각을 다투는 상황이어서 더욱 악재는 누적되어 있는 실정이다. 지금 현재로서는 르노삼성차가 당장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은 바로 신형 로그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더 이상 무리한 요구를 해선 안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최악의 구조로 가는 상황에서도 '회사는 망해도 노조는 영원하다'라는 착각에서 하루속히 탈피하여 진정한 상생 개념이 무엇인지 생각했으면 한다. 일각에서는 이제는 갈 때까지 간만큼 차라리 망해봐야 정신 차린다는 언급도 나올 정도다. 그러면서 이번 르노삼성차의 노사협상 결렬을 겪은 만큼 아예 신차 생산 배정을 하지 말고 그 후유증을 느껴야 한다는 언급까지 나올 정도가 됐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린다는 것이다.

이제는 끝까지 왔음을 인지했으면 한다. 조만간 르노그룹에서 신형 로그 생산을 타 지역에서 하기로 결정했다는 해외 뉴스를 접할 수도 있음을 생각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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