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07.08 10:57
일본에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YTN 뉴스 캡처)
일본에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YTN 뉴스 캡처)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일본에 긴급 방문했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오후 9시께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일본 방문 일정과 목표 등에 대해 밝히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일본 재계와 오래전부터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 부회장은 이들과 이번 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지난 4일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규제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한국 수출 관리 규정을 개정해 TV와 스마트폰의 유기 EL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반 제작 때 사용하는 감광제 '포토레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필요한 '에칭가스' 등 세 품목의 수출 규제를 지난 4일 시행했다.

삼성전자가 가장 시급한 품목은 포토레지스트다. 반도체 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소재로,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물량을 일본에 의존해 왔다.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주요 먹거리인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일본에 머무는 동안 고객사와 소재 부품사 등을 찾아 포토레지스트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이 한국과 일본 양국의 외교 갈등에서 기인한 것이기에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 관계자나 규제 대상이 된 현지 소재 수출기업의 경영진을 만날 가능성보다는 부친 이건희 회장 때부터 구축한 인맥과 접촉할 것으로 재계 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동선과 일정 등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그 전에 귀국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확실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움직였다는 것은 삼성전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것"이라며 "총수가 직접 움직인 만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전자 전반적인 움직임이 눈에 띌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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