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일본의 경제보복, 상호 악순환은 없어야
[김필수 칼럼] 일본의 경제보복, 상호 악순환은 없어야
  • 왕진화 기자
  • 승인 2019.07.0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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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br>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우리나라의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불만으로 그동안 언급되었던 경제보복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우리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중 가장 핵심이 되는 3가지 원료의 수출 제한조치가 취해지면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소재는 일본이 대부분을 공급한다. 일본 정부는 우리의 의존도가 가장 높은 소재를 정조준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 재계에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수출 제약으로 해당 기업의 한국 수출은 물론 일본이 수입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메랑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리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치면서 애플 등 다른 글로벌 기업에도 주름살을 줄 수 있다. 우리와 일본은 말할 필요가 없고 글로벌 시장에도 기하급수적으로 손실이 갖고올 우려가 적지않다.

지구촌 경제의 글로벌화는 한 쪽만의 손해가 아닌 서로에게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특히 한중일의 문화적 공감대가 아닌 정치적인 이유로 문제가 발생한 만큼 양국 정부의 책임이 가장 심각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외교적으로도 고립되어 가고 있지만, 무엇보다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얻어맞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동맹국인 미국은 철강재를 시작으로 각종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작위로 부과하고 있으며 심지어 주한미국 방위비 부담 문제까지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 시장에서 수입하는 외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25% 부과를 6개월 연장하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최대 80만대에 이르는 완성차 수출이 관세부과로 가로막힌다면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제외될 것이라고 예상하기에는 우려사항이 큰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중국이 화풀이식으로 사드 문제를 부각시킨 결과 우리나라 제품의 중국 판매는 반토막 나는 심각한 후유증을 당하고 있다. 이러한 대국답지 않은 행위는 지금도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관광객의 입국 금지도 크게 풀리지 않는 상태다.

특히 며칠 전에는 베이징 시내의 광고 전광판을 2025년까지 베이징시와 계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당하면서 심각한 재산피해를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중국 내에서는 일방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로인해 심각한 재산적 피해를 받고 있다. 중국 시장을 일반 글로벌 시장과는 별도로 판단하고 운영해야한다는 교훈이 확실하게 부각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까지 우리에게 경제보복을 하면서, 동네북이 되다시피한 약소국의 비애를 느끼고 있다. 동시에 강대국의 논리가 글로벌 사회를 지배하는 현명하지 못한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각자 능력껏 알아서 살아야 하는 시대로 돌입했다는 판단이 들 정도다.

그만큼 정부의 현명한 단과 철저하고 냉철한 실행이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부의 대책은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의 경제보복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반도체 장비나 철강 원자재는 물론 심지어 자동차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의 모터나 컨트롤러 시스템은 물론 배터리 전해질막이나 수소 탱크용 소재, 자율주행차용 센서와 시스템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제재도 고민된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일본은 자국이 독점적 우월성을 가지면서도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독과점 소재나 원료는 물론 장비에 대한 규제 대상 분석이 끝난 상태다. 후속조차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우에 따라 더욱 다양한 경제보복을 추가하면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물론 목표는 우리로부터 항복을 받겠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도 WTO 제소 등 강력한 대응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나 기간이 1년 넘게 걸리고 효과도 반감될 수 있어서 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나마 의미가 있는 것은 제소 결과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국제적 관심을 높이고 일본의 경제보복이 자신들이 선언한 자유무역 체제에 반한다는 문제의식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국제사회에 일본이 시작한 경제보복의 심각성을 널리 알릴 수 있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준비해야할 과제가 많다.

우선 수출 및 수입선 다변화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원천기술 확보이나 수요도 없는 원천기술은 낭비성이 큰 만큼 사안에 따라 수출과 수입선을 다양화해 지역별 위험성을 낮추어야 한다.특히 일본의 경우 앞으로도 얼마든지 각종 사안을 핑계 삼아 우리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즉 대일본 수출 및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필요하면 국산화에도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이 방법은 늦기도 했고 시간이 오래 소요되겠지만 지금이라도 챙겨야 하는 사안이다.

그리고 '강대강' 대책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여러 면에서 취약한 우리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정치인들은 쉽게 국민적 감정을 이용할 수 있으나 기업인에게는 한번 어그러진 틀은 다시 회복하기 힘든 만큼 함부로 활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문제가 이렇게 커진 책임은 현 정부가 지어야 한다. '내로남불'식으로 책임지지 않는 정책은 결국 기업들과 국민들이 고스란히 받는다. 정부 등 지도자들의 업그레이드 된 의식이 필요하다. 더욱 일이 커지기 전에 외교적으로 해소하고 철회시킬 수 있는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다. 말만 하지 말고 해결의지와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한다.

고슴도치 전략도 아쉽다. 우리도 피해를 보겠지만 공격에 나서는 너희들도 무사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갖도록 할 방법을 국방은 물론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찾아 정교하게 다듬어야한다. 상대가 함부로 접근하고 장난치지 못하도록 하는 예방적 조치를 철저하게 미리 강구해야한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일본 수입차의 불매운동 등을 시민운동 식으로 전개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유니클로 같은 일본의 패션브랜드의 불매운동 등을 하자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예전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 열도 문제로 맞붙으면서 중국에서 희토류 원료 수출제한은 물론 일본차 불매와 폭력까지 나타난 바 있다. 주변에서 치졸하게 나온다고해서 우리도 같은 수준에서 대응하기 보다는 크게 보고 크게 생각하는 대처가 중요하다. 같은 부류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해결하기 힘든 최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냉정하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한중일의 역사적 문화적 공감대를 다시 찾아야한다. 특히 정부는 국민들이 안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신뢰할만한 외교력을 갖고 일본을 설득해야 한다. 이 상태가 계속 진행된다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고 국민적 감정까지 다치는 심각한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일본은 이같은 경제보복은 선진국답지 않은 행위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일본 기업과 지식인의 현명한 움직임을 촉구한다.

지금은 침착하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하나하나 다시 정리해야 하는 시기이다. 모두들 냉철하고 현명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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