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전기차 활성화하려면 충전기 보급제도부터 개선해야
[김필수 칼럼] 전기차 활성화하려면 충전기 보급제도부터 개선해야
  • 왕진화 기자
  • 승인 2019.08.1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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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아직은 질적 팽창보다는 양적 팽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나 조만간 다양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전기차의 보급이 더욱 빨라지면서 다양한 관련 분야에서 연착륙을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10년 정도 후에 자동차 부품업의 약 30%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더욱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전기차의 보급은 이르면 올해 말 누적대수 10만대에 달하고, 내년 말에는 2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매년 두 배씩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보조금이 아닌 실질적인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면서 같은 조건에서 내연기관차와 치열하게 싸울 수 있는 요소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전기차의 보급 활성화를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인 미래 자동차 산업을 키우자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시기다.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기차 보급 뿐만 아니라 실과 바늘의 관계인 충전기 보급 활성화도 함께 확실하게 진행시켜야 한다.

최근까지 전기차 활성화와 함께 충전시설도 공공용 급속과 완속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의 경우는 다양한 문제점 제시 등 정책 세미나 포럼 등을 통하여 개선에 노력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충전기 관련 업무 개선은 지지부진하고 수면 위로 올라온 경우가 많지 않다. 그만큼 악조건이나 문제점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재 충전기 관리 사업은 환경공단에서 자동차환경협회로 이관되어 진행 중이다. 앞으로 하루속히 관련 사항을 수정·개선해 정상 궤도로 올라가야 한다.

먼저 보조금 집행이 늦어지면서 관련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이 커지고 있다. 이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매해마다 보조금 집행이 늦어지는 관계로 충전사업자들의 자금난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충전기 설치 신청에 대응해 충전 사업자들은 충전기 생산과 설치공사를 진행 및 완료하였음에도 보조금 집행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금여력이 부족한 대다수 중소기업인 충전사업자들은 불가피하게 대출 등을 받아 당장의 자금난을 해결하고 있다. 보조금 집행이 신속하고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다보니 불필요하게 대출 등의 업무로 업체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자체 역량을 비효율적으로 소비하여야 하고 이자상환의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 완료 후 빠른 집행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이같은 비효율을 줄이자는데 있다.

비현실적인 업무 처리도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면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는 주차면의 도색의 문제다. 심지어 자갈밭에 친환경차 표시에 대한 도색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경우에 따라 주차 공간이 아스팔트 등의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곳에 충전기를 설치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주무 기관은 주차바닥면에 '친환경차' 라는 도색 처리를 요구함에 따라 충전기 설치를 희망하는 수요자에게 주차 바닥면 공사와 같은 추가비용 소요와 설치의 불편함이 발생하고 있다. 주무 기관은 규정에 따라 요구한다고 하고 있으나 얼마든지 환경부에서 현실에 맞게 개정하면 될 것이다.

충전기 설치 관련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자료제출 요구도 없어져야 한다. 올해는 아직 미 통보된 상태이나 지난해의 경우 충전기 보조금 행정업무의 사례는 최악의 사례다. 충전기 신청 고객별 전산상 정보 입력과 입력 정보의 일치 확인을 위해 고객별 신청 및 설치와 관련한 제 서류를 PDF화 한 파일의 전산 첨부만으로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서류 보관 시 보관공간까지 업체가 별도 마련하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신청 및 설치 등 일체의 서류를 종이 문서 자료로 사본으로 제출하여야 하고 또다시 방대한 서류 자료를 이미지파일로 정리해 추가적으로 제공을 해야 한다. 결국 충전사업자에게 동일 사항 건으로 불필요한 중복 업무를 하게 되면서 자체 인력을 비능률적인 업무에 배치시키게 되고 서류 보관으로 인한 공간의 비효율성을 야기시키거나 외부공간을 별도로 임대 또는 외부업체에 서류를 임치하는 비용까지 감수하게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전에는 없던 불필요한 서류를 새로운 주무 기관에서 방대하게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갑질 문화나 다름이 없다.

일정 주차면 개수에 미달하는 소규모 공동주택이나 건물의 경우에 존재하는 충전기 사각지대도 해소해야 한다. 현재 규정상으로는 차단위 구획수(주차면 개수)의 과도한 제한으로 대규모 단위 아파트와 대규모 건물에만 국가보조금 예산이 집중되면서 충전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와 수도권의 경우를 보면, 서울시는 44면, 경기도는 70면, 인천시는 86면의 주차면 개수를 확보해야 충전기가 설치 가능하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연립주택이나 빌라에 사는 국민의 약 30%는 아예 충전기 설치조건에서 밀려서 설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대기업이 운영하는 일부 주유소와 대형할인 마트의 충전기 설치를 위해 국가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일견 다수의 불특정 전기차 사용자를 위한 편의 제공이라는 점에서 이해 가능한 부분은 있다. 그러나 주차면 개수의 과도한 제한으로 충전기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규모 공동주택과 건물에서 전기차를 구매하여 충전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배제는 심각한 사각지대라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고객 수요를 위해서나 자력 설치가 가능한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또 다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주무 기관에서 선정하는 충전기 검수 업체의 불투명성과 미숙성으로 인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충전기 검수 업체는 충전기 설치 완료 후에 즉시 전국적인 서비스망과 숙련된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규모의 경제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충전기 검수 업체의 경우 충전기 사업자들에게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검수 업체 선정과정의 불투명성 및 지연 선정, 그리고 선정된 특정업체의 검수능력부족으로 각 충전사업자들이 전국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충전기들에 대한 설치완료 검수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충전사업자들의 설치한 충전기는 충전이 가능한 검수 이후에나 가능하여 충전기의 신속한 사용을 희망하는 전기차 이용자와 대기 이용자들에게 불편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검수 업체의 전문성과 신속성이 모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충전기 설치 개수 제한의 문제도 시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1개 아파트 단지에 최대 10개 충전기 설치 개수를 제한한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이라 할 수 있다. 100세대 100면 주차구획수를 가진 아파트의 '충전기 설치 최대 개수'나 9000세대 9000면을 가진 아파트의 경우 모두 동일하게 10개만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러한 행정은 보편타당성과 형평성에 숨은 있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과 국민 불편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조속히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다.

마지막으로 한국전력공사의 역할고 사업모델을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전은 우리의 대표적인 공공기관으로 국내 전기에너지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모든 권한을 지닌 만큼 제대로 된 형평성과 객관성이 떨어지면 바로 모든 피해가 국민에게 전가된다. 예전에도 충전기 관련 과금 체계에서 민간 기업에 대한 과도한 서류와 불합리한 내부적 갑질 관행으로 국무회의에서 지적될 정도로 한전의 내규 개선을 요구하였으나, 개선하는 척하다가 결국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이전으로 돌아간 사례가 많다. 민간 기업에는 과도한 규제와 갑질 문화가 만연되는 있는 상태에서 자신은 준비도 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한 사업진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관련 사업을 지분 투자가 가장 많은 자회사를 일방적으로 밀어주어 관련 사업을 몰아서 위탁경영하는 방법도 문제이고, 전관예우 차원에서 관련된 회사를 대상으로 시업 밀어주기를 하는 등 일반 기업에서 이해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 일반 공모는 형식적으로 하여 들러리나 세우는 형태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한전은 이제 최종 접점 측면에서 충전기 관련 사업을 하기 보다는 송·배전망 확대를 통해 일반 민간 충전사업자들이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창출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집단 거주지인 아파트 거주 특성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민간 충전 시 사업을 위한 충분한 전기에너지 공급형 송·배전망 확대는 필수요소다. 일반 충전기 사업은 민간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 있는 민간에게 모두 맡기라는 것이다.

이처럼 충전기 관련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가 주변에 많다. 기업의 경우 주무 기관에 불만을 토로하면 불이익을 받게 될 수 있는 만큼 언급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불협화음이 발생하면 관련 산업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 환경부는 물론 주무 기관은 조속히 충전기 관련 문제점을 개선하고 더욱 전기차가 확산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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