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10.12 07:30
호박벌이 헤더의 일종인 칼루나 벌가라스에서 꿀을 따고 있다. (사진제공=BBC)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내 멸망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만큼 꿀벌이 인류의 식량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가운데 70종 이상이 꿀벌의 수분작용으로 생산된다고 한다.  꿀벌들의 수분 작업으로 인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는 전세계적으로 2650억달러(약 314조원)에 이른다. 

벌은 5000만년전 처음 등장했다. 현재 지구상에는 2만여종이 벌이 살고 있다. 

그런데 꿀벌이 지금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꿀벌의 떼죽음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06년부터 뚜렷한 이유 없이 벌들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10년간 개체수가 40%가량 줄었다.

이웃 캐나다나 브라질은 물론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전역도 마찬가지다. 적게는 25%에서 영국은 2010년 이후 45%까지 줄어들었다.

지난 2017년 꿀벌의 일종인 호박벌이 미국 전역에서 처음으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은 개체 수가 급감한 호박벌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미국 전역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벌은 호박벌이 처음이다.

미국 28개 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호박벌 개체 수는 1990년대 말 이래 무려 87%나 급감했다. 현재 13개 주에서만 소규모로만 호박벌을 관찰할 수 있다.  

호박벌은 죽인 것은 바이러스와 기생충이다. RNA바이러스인 ‘날개기형 바이러스(DWV)’와 ‘미포자충 기생충’이 호박벌을 감염시킨 것이다.

이 바이러스와 기생충을 막을 방법을 찾았다고 영국 BBC가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더로 불리는 야생화 꿀에서 꿀벌을 건강하게 만드는 치료 성분은 찾은 것이다.

헤더는 낮은 산이나 황야에서 자라는 야생화로 보라색·분홍색·흰색의 꽃이 핀다.

영국 큐왕립식물원과 로열홀러웨이런던대학교 연구원들은 꿀벌을 보호할 수 있는 치료 성분을 가진 야생 식물을 연구했다. 

그들은 담쟁이덩굴, 헤더, 클로버, 민들레 등 17개 식물의 꿀에서 꿀벌의 내장에 사는 기생충을 죽이는 성분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헤더의 일종인 칼루나 벌가리스의 꿀이 가장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꿀 속에는 칼루넨이라는 강력한 약효성분이 들어 있다. 딸기나무와 라임나무도 약간의 약효 성분이 있었다.

마크 브라운 로열홀러웨이 런던대학교 교수는 "벌과 기생충 사이의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식물이 필요한 지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벌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헤더의 서식지를 회복하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며 "헤더 꿀이 인간에게 이익을 주는 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헤더가 서식지 감소로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사진제공=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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