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10.24 18:22

명신 “내년부터 바이톤 생산 준비…2022년까지 900여명 일자리 창출"
민노총 군산시지부도 참여…17만여대 규모의 전기 승용·버스·트럭·카트 등 생산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명신 군산공장에 열린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에 참석해 축하하고 있다. (사진=전라북도청)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명신 군산공장에 열린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에 참석해 축하하고 있다. (사진=전라북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대기업이 떠난 군산시에서 중견·벤처기업들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전라북도와 군산시는 24일 명신 군산공장에서 양대 노총 군산시지부와 5개 전기차 완성차기업 및 부품기업의 노사 대표, 정부 관계자, 군산시민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협약식은 GM 폐쇄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의 회생을 바라는 염원을 담아 ‘군산, 새로운 도약!’이라는 슬로건 하에 식전공연, 군산형 일자리 소개영상 상영, 소감발표, 협약체결, 상생형 일자리의 성공적인 추진을 염원하는 퍼포먼스 순서로 진행됐다.

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 부처 장관 등 중앙부처 인사와 손학규·정동영·심상정 대표 등 주요 당대표 및 지역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협약체결에 앞서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대기업이 빠져나간 위기를 딛고 중견·벤처기업들이 힘을 모아 대기업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며 “전북 군산은 국내 최대 전기차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미래 신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라는 포부를 밝혔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GM 사태를 통해 군산시민이 더욱 더 결속하는 계기가 됐다”며 “오늘 상생협약을 이끌어 낸 각 주체의 양보와 헌신은 지역의 도약과 공정경제의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을 대표해 발표한 이태규 명신 사장은 “당장 내년부터 바이톤 생산을 준비하고 자체모델 개발도 병행해 2022년까지 최소 900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며 “전북 군산이 전기차산업의 1번지로 성장하는데 명신이 그 중심되겠다”고 다짐했다.

최재춘 민주노총 군산시지부장은 “민주노총 중앙이 반대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면서도 “지역은 또 절실한 지역의 사정이 있다”고 언급했다.

고진곤 한국노총 군산지부 의장은 “중견·중소기업들이 서로 대등한 관계로 공정한 경쟁을 하고 그 속에서 노사도 상생하고 협력하는 지속 가능한 혁신의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전라북도와 양대 노총을 포함한 지역 노사민정이 대기업이 아닌 경쟁력이 있는 중견·벤처기업 중심의 일자리를 구상했고 노사민정의 대타협을 통해 불과 1년 6개월 만에 이루어 낸 성과이다.

이번 상생협약을 통해 2022년까지 1900여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돼 GM 군산공장 폐쇄로 잃었던 일자리를 다시 회복하면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어야 했던 군산 경제의 재도약이 기대된다.

또 당장 내년부터 900여명을 대규모로 신규 채용할 계획인 만큼 그동안 침체됐던 주변상권, 연관 서비스업이 활기를 되찾아 빠른 경제회복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완성체 업체인 명신, 에디슨모터스, 대창모터스, 엠피에스코리아와 코스텍 등 부품업체는 GM 공장과 새만금 산업단지 제1공구에 2022년까지 총 4122억원을 투자해 17만여대 규모의 전기 승용·버스·트럭·카트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우선 명신은 엠에스오토텍의 자회사로 연매출 3886억원(2018년) 규모의 중견기업이다. 올해 GM 군산 공장을 인수해 생산라인을 구축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2021년 중국 전기차 바이톤 위탁생산을 시작으로 자체 생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해 2023년부터 자체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천연가스·전기버스 등 상용차 전문 제조사로 국내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연매출 230억원 규모의 강소기업이다. 올해 연말 착공해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창모터스는 초소형 전기차(배달·탑승형) 전문 제조사로 연매출 361억원 규모의 강소기업으로 올해 우정사업본부에 500대를 납품하는 등 소량 물류(이륜) 차량이 초소형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엠피에스 코리아는 일본 산요의 골프카트 인수(2018년), 골프카트(캐디카트), 의료용 스쿠(칸타타) 전문 제조사로 연매출 23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2017년도부터 2.5톤 전기트럭을 개발하고 있는데 2020년말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군산에는 800여개의 자동차 부품협력업체가 있고 자동차융합기술원, 탄소융합기술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군산대 기술혁신센터 등 연구기관과 새만금 주행시험장, 전기자율차 테스트베드(2022년) 등 전기차 관련 기반시설이 집적화돼 있어 신차 개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군산 외항, 새만금 신항만, 새만금공항 등 수출․물류 인프라를 갖출 수 있고,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GM 군산 공장 폐쇄로 인한 자동차 관련 숙련 노동자가 풍부해 인적 자원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전라북도에서도 군산지역의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를 전기차 부품업체로 전환을 지원하고 자체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 친환경 자동차 규제자유 특구 지정 등 군산을 전기차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전라북도청)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식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전라북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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