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20.04.06 17:32

“2300억은 향후 3년간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재원”

쌍용차 회사전경 (사진제공=쌍용자동차)
쌍용차 회사전경 (사진제공=쌍용자동차)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자구방안과 대외협력방안을 모색 중인 쌍용자동차가 지난 3일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가 2300억원 자금 투자를 철회하고 독자 생존을 요구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예병태 사장은 6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2009년 법정관리 이후 최악의 비상시국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와 대주주의 자금 지원을 통해 기업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던 계획이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예 사장은 “마힌드라의 자금 지원 철회가 직원 입장에서는 굉장히 당혹스럽고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마힌드라 그룹으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2300억원이 올해 당장 필요한 긴급 자금이 아니라 향후 3년간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재원으로 당장 유동성 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병태 사장은 “직원 여러분의 복지중단과 임금 삭감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 이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주기 바란다”며 “회사의 적극적인 대응과 노력에 힘을 모아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흔들림 없이 정상화계획 추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 발표 후 지난 5일 당초 쌍용자동차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자체 경영쇄신 노력과 병행하여 부족한 재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주주를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협력방안을 모색해 왔다고 밝히며 흔들림 없는 정상화 계획 추진을 강조했다.

쌍용차는 이미 지난해 복지 중단과 축소에 이어 시장과 미래 변화 대비를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인건비 절감까지 추진하는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마련한 바 있다.

또한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현재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글로벌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쌍용차는 상품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까지 회사의 전 부문에 걸쳐 업무시스템 고도화 등 내부 혁신역량 강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는 중이다.

쌍용차는 자구안으로 3개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자금조달을 위해 부산물류센터 등 비 핵심 자산 매각을 비롯한 다양한 현금 확보 방안을 통해 단기 유동성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해 나간다는 것이다. 아울러 마힌드라가 제시한 다양한 지원방안의 조기 가시화 및 여러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방안을 통해 차질 없이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쌍용차 창원공장 엔진 조립라인에서 업무에 열중하는 직원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창원공장 엔진 조립라인에서 업무에 열중하는 직원 (사진=쌍용자동차)

◆산업은행, 쌍용차 추가지원 '부담'

마힌드라 그룹 산하 자동차 회사인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는 3일(현지시각) 특별이사회를 열고 쌍용차 노사가 향후 3년간 필요한 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마힌드라에 요청한 신규 자본 투입에 대해 신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다며 투자 계획을 파기했다. 대신 마힌드라는 향후 3개월간의 운전자금으로 400억원을 쌍용차에 지원해주기로 했다.

쌍용차의 정상화를 위해 마힌드라가 투자하기로 한 2300억원 철회에 대해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과 철수를 위한 조치로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지분율이 75%에 달한다. 또 3개월간의 운영자금으로 400억원의 특별자금 투입도 승인하고 있어 마힌드라의 이번 행보는 철수보다는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한편, 채권자인 산업은행은 1900억원 규모의 쌍용차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올해 7월 대출금 9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돌아오지만 쌍용차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로 대출을 상환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이에 산업은행의 특단의 조치가 없을 경우 부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은 이미 수출입은행과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 자금 지원이 예정되어 있어, 쌍용차에 추가적 대출을 시행할 여력이 없어 부담이 상당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6일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로 독자 생존해야 하는 쌍용자동차의 상황에 대해 “주주·노사가 합심하여 정상화 해법을 찾을 것”이라며 “쌍용차도 경영정상화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채권단 등도 쌍용차의 경영쇄신 노력, 자금사정 등 제반여건을 감안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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